메르세데스 소사
2013-03-07 (목) 12:00:00
지구 반대편 구석에서 노래 한 줄로 깨달았습니다.
구석은 세상을 향해 열려있건만 세상은
구석을 향해 닫혀 있다는 걸
세상 힘든 것들 구석으로 몰리건만
묵묵히 구석은 그 어깨들을 받쳐준다는 걸
수평선에도 구석이 있고
그 면도날 같은 파도의 한 줄 구석에도
등짝을 곧게 펴는 고기들이 산다는 걸
갈대의 울부짖음을,
못에 박힌 빈 바가지의 달가닥거림을,
구석에서 태어난 바람은
입이 꽉 틀어 막힌 것들을 대신해 소릴 내준다는 걸
그 바람 앞에선
작고 낮을수록 더 떳떳할 수 있다는 걸
구광렬 (1956-) ‘메르세데스 소사’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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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소사는 ‘The Voice of The Voiceless’라고 불리던 아르헨티나 출신 저항 가수이다. 그녀는 구석을 사랑했다. 세상은 구석을 외면하지만, 그곳엔 세상을 향해 열린 인간적인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살고 있다. 보이지 않는 그들은 세상의 저력이다. 그런 구석에서 태어난 바람 중 하나가 메르세데스 소사, 그녀는 노래로 소외당한 자들의 삶을 위로하고 대변하고 함께 나누었다. 시인은 말한다. 더욱 작고 낮아질 수 있을 때 바람 같은 그녀의 노랫소리, 그 거칠고도 따스한 자유와 저항의 참맛을 진정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임혜신<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