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권력의 정점이다. 정책권을 쥐고 있다. 인사권에, 예산권도 거머쥐고 있다. 거기다가 사정권도 지닌다. 당권도 행사한다. 때문에 제왕적 권력을 휘두르는 자리가 대통령, 그 중에서도 특히 대한민국의 대통령 자리다.
그 자리는 그러나 지옥으로도 표현된다. 호랑이 등에도 비유된다. 권력의 정점에 있을 때 사람들은 두려워한다. 그러나 잘못 내리면 호랑이, 바로 그 권력에 짓눌려 죽거나 상한다.
대통령이란 권력이 가장 힘을 발휘할 때는 대통령에 공식 취임하기 바로 전이다. 대통령 선거에 당선되면서 정치적 파워는 당선인에게 몰린다. 그 타이밍의 파워, 다시 말해 아직 사용되지 않은 권력일 때 권력은 스스로가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대통령에 취임하는 순간부터 그 파워는 줄기 시작한다. 그리고 임기 말의 대통령은 때로 허울뿐인 권력으로 주저앉기도 한다.
지지율도 그렇다. 대통령 당선인 시절 그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그러다가 임기 말에는 그 지지율이 30%를 넘기기 힘들다.
청와대 본관에서 대통령 관저로 가는 길에는 ‘천하제일복지’(天下第一福地)라는 바위 표석이 있다. 90년대에 청와대 신축공사를 하다가 발견된 것으로 최소한 300년 이상 된 표석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감식이라고 한다.
이 ‘천하제일복지’에 머물렀던 한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그러나 대체로 그 만년이 복되지 못했다. 지지율이 떨어지는 정도가 아니다. 죽거나, 상하거나, 투옥되거나, 아들이 감옥에 가거나 말 그대로 지옥을 맛본 것이 한국의 역대 대통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70%를 훨씬 상회했었다. 그러던 것이 20% 선을 헤맨다. 그러다가 19%까지 떨어졌다. 임기 말의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이다. 한마디로 인기가 말이 아니다.
역대 대통령 중 ‘전두환 대통령보다 조금 났다’는 평가에, 또 ‘대한민국 헌정사상 가장 나쁜 대통령’이란 소리도 한 편에서 서슴없이 나온다. 무엇이 이 같은 평가를 가져오고 있나.
위대한 대통령에게는 강력한 적이 있기 마련이다. 그 적을 맞아 싸우는데 있어 주저하지 않을 때 그 대통령은 위대한 대통령으로 국민들에게 각인된다. 대통령학의 권위자인 리처드 노턴 스미스가 일찍이 한 말이다.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 경제위기대응에 성공했고 외교에도 상당한 업적을 남겼다. 그런데 왜. 적과 맞서기를 두려워했다. 그러면서 모두에게 환심을 사려 들었다.
결과는 진보는 물론 보수로부터도 외면을 당했다. 그리고 임기 말 힘이 빠지면서 말 그대로 ‘레임덕’이 된 것이 아닐까.
이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그러나 아직 시기상조다. 그 평가는 역사의 몫이다. 그건 그렇고 앞으로 5년 후 18대 박근혜 대통령은 어떤 모습으로 비쳐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