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병역의무’의 해법

2013-02-19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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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신환 건축가

한국에서 새 정부 공직 인선이 한창인 요즈음 다시 눈에 뜨이는 것은 추천된 인사 본인 및 가족의 병역의무 이행여부이다. 인사 청문회가 시작된 이후 한국의 지도층 인사 및 가족들의 병역의무 이행율이 일반 국민들의 평균치에 비해 월등히 떨어진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물론 신체조건이 부적합하여 부득이 면제된 경우도 있겠지만 통계로 나타난 수치를 보면 석연치 않은 감이 없지 않다.

대한민국의 건강한 남자는 누구나 병역을 마쳐야하지만 사실 지내고 보면 쉬운 일은 아니었다. 20대는 인생의 황금기이며 개개인의 일생을 가름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이 귀중한 시간을 바쳐 국가의 부름에 응한 건강한 국민들이 대부분이지만 이러 저러한 이유로 미루다가 회피한 부류들도 적지 않다.

그런데 이들 대부분이 가진 것과 지킬 것이 많은 부유층과 고위 공직자들과 그 가족이었음이 청문회 과정에서 밝혀짐에 따라 국민들의 심사가 편치 않다. 또한 병역을 마쳤어도 국가나 사회로 부터 특별한 혜택이 없는 실정이며 병무가산제도 이러 저러한 이유로 채택이 보류되고 있다 한다.


현재에는 정치인들의 인기영합적인 공약으로 복무기간이 국방실무자들이 염려할 정도로 단축되어 가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보다 합리적이고 공정한 병역의무를 위하여, 다음과 같은 방안을 생각해 볼 수가 있겠다.

첫째, 개인 별 병역 의무세를 신설한다. 복무를 필한 경우 병역의무세가 평생 면제되나 어떤 사유든지 이를 이행치 못한 경우 수입에서 병역의무세를 원천 징수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사회적 보호 대상인 약자를 제외하고 모든 국민의 병역에 대한 부담은 평등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 국무총리 후보였던 분의 아들들이 병역이 면제되었으나, 현재 사회활동에 지장이 없음이 알려졌다. 다음과 같은 답변을 듣는다면 국민들도 이해하지 않을까. “공정하고 엄밀한 신체검사로 병역을 수행하기에 부적합 판정을 받았으나, 현재 규정에 의거 매달 수입의 일정 %를 병역의무세로 납부하고 있습니다.”

또한 요즈음은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활발하여 남성을 능가하는 수입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수입에도 병역의무세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점차 남녀평등 시대로 나아가는데 병역부담을 남성으로 제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렇게 조성된 재원은 현역의 복무환경 개선에 지원하거나, 희망에 따라 의무복무기간을 초과 복무하는 병력에 지원하는 것이 공정하리라 본다.

둘째, 군 복무 환경의 개선이다. 군복무 환경은 도가 지나칠 정도로 강압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지휘관들이 현실에 맞춰 통솔 방법을 달리해야 할 것이다. 군 복무환경이 병역기피의 구실이 된다면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셋째, 군인묘지의 설립이다. 현재 국립묘지가 있지만, 전사나 순직, 국가 유공자, 장성경력자에게만 혜택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반 군복무자들에게도 희망자에 한해서 군인 묘지에 묻힐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올해로 휴전 60주년을 맞으며 나라를 지켰던 분들이 80대 이상 나이가 되고 일부는 이미 세상을 떠나고 있다. 이들의 노고에 국가가 작은 성의를 보여야 한다. 이 묘지들은 통일 후라도 우리의 역사를 전해 주는 좋은 국가 기념시설이 될 것이다.

경제적으로 부강해 진다해도 나라를 지킬 수 없다면 모래 위에 집짓기나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오래 전에 알고 있던 일본계 미국인이 하는 말이 그가 가장 부러워하는 것 중의 하나는 국방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한국 젊은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이라고 했다. 이들이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오늘이 있고 장래가 있다고 본다.

나라가 분열되고 국방에 소홀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는 지난 역사를 보면 충분히 알 수 있다. 또한 그 후유증은 현재 진행형으로 우리 생활에 영향을 주고 있다.

분단 상황과 강대국에 에워싸인 대한민국의 보존에 병역의무는 필수적이다. 국민 모두가 다시한번 그 중요성에 대하여 생각해 보고 보다 나은 환경 조성에 지혜를 보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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