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반도 신뢰부터 구축해야

2013-02-02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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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태환 전 통일연구원 원장

북한이 3차 핵실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12일 유엔이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대북제재 강화 결의문 2087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한 후 이에 대한 북한의 반발이 심각하다. 북한은 외무성, 국방위, 그리고 조평통 등 각각의 성명서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 포기를 선언했고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1992)을 무효화 하는 등 3차 핵실험 의도를 분명히 해 한반도를 긴장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잘라버리기 위해 남과 북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MB 정부가 대북정책의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서 지난 5년간 남북관계는 아무런 성과 없이 잃어버린 5년이 되었다. 그리고 장거리 대륙간 탄도탄을 보유한 북한은 4강(미.중.일.러) 어느 누구도 인정하지 않는 핵 국가가 되었다. 이제 핵 국가 북한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북한 스스로 핵 포기와 전략적 변화를 취하도록 어떻게 유도해야 할 것인가. 남북 간 상생과 공동번영을 위해 상호협력을 해야 하는데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는가 등 중차대한 이슈들을 생각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몇 가지 정책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남과 북의 최고지도자는 상생과 공영을 위해 먼저 대화를 통해 소통해야 한다. 필자는 조건 없는 남북대화를 건의한다. MB정부의 대북정책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남북대화에 조건을 고집했기 때문이었다. 대화 없이 남북관계의 개선은 있을 수 없다. 김정은은 육성신년사에서 “나라의 분열을 종식시키고 ... 북과 남 사이의 대결 상태 해소”를 강조하였다. 그러나 어떻게 대결 상태를 해소할 것인 지에 관한 구체적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먼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추진하여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조건 없는 대화부터 시작해야 한다.


둘째, 남북관계 정상화의 첫 단추를 잘 끼우기 위해 복잡하게 얽혀있는 남북 간 현안이슈들을 풀어야 하지만 단 한번에 포괄적으로 풀 수 있는 혁신적 방안은 없다. 한반도 비핵화/평화체제 구축/통일 이슈 등 당장 풀기 어려운 정치/ 군사적 난제들은 뒤로 미루고 경제협력을 통해 상호이익이 되는 쉬운 것 부터 하나씩 풀어나가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기본적으로 남북 간 대화와 타협이 없으면 쉬운 문제도 풀 수 없다. 협력을 통해 남북에 경제적 이득을 가져오고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는 무엇보다 조건 없는 금강산 관광재개와 개성공단의 정상화이다. 경제협력을 통해 신뢰가 먼저 이뤄진 후 군사적/정치적 문제도 풀어갈 수가 있을 것이다.

셋째, 남북 간 상생 공존 공영을 위해 남과 북이 합의한 역사적인 기존합의문들을 성실하게 이행하려는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남북 기본합의서(1992 발효), 6.15 공동선언(2000)과 10.4 선언(2007)은 남북관계의 정상화를 위해 합의한 역사적인 문건들이다.

한편 김정은 체제가 ‘인민생활 향상’을 이루기 위해서는 북미/북일/남북관계 개선이 필수적이다. 남북관계의 개선과 동북아에서 화해와 평화무드를 조성하기 위해 김정은은 제3 핵 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자제해야한다.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남북 간 대결상태를 해소하겠다고 한 것을 이젠 정치적 수사로 말만하지 말고 진정성을 갖고 행동으로 보여 주기 바란다.

이러한 3가지 조치들이 차기정부의 출범과 함께 추진된다면 가까운 장래에 한반도에는 따뜻한 봄이 찾아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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