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퍼트레이어스의 추락

2012-11-20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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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CIA 국장이 자기의 전기를 쓴 폴라 브로드웰(40세)과 불륜 관계를 맺은 것이 남편으로서만이 아니라 정보기관 수장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사직한 것은 워싱턴 정가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이미지 관리에 뛰어났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민주 공화 양당의 영웅 칭송을 받아왔던 4성 장군이었기에 대통령 물망에도 오르던 사람이라 그의 추락은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브로드웰은 질 켈리(37세)란 플로리다, 탬파에 사는 묘한 여자가 퍼트레이어스와 가까워지는 것을 질투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내 남자를 건드리지 말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결과 그에 위협을 느낀 켈리가 평소에 알던 FBI 직원에게 부탁을 한 것이 CIA 국장 낙마의 첫 단추가 된 것 같다.

여러 차례 이메일을 켈리에게 보낸 사람이 퍼트레이어스의 스케줄을 너무나 자세히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이자 FBI는 법원 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발신자를 추적하다가 발신자가 브로드웰이며 또 퍼트레이어스와 보통 관계가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한다.
켈리는 의사인 남편과 함께 탬파 부근에 있는 맥딜 공군기지에 위치한 미군 중동사령부의 고위층들과 친분을 가져왔던 사람으로 보도되었다. 레바논에서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 와서 미국에 대한 감사로 군인들을 가까이 한다는 그의 설명도 약간 수긍이 가는 면이 있지만 중동사령부 사령관이던 퍼트레이어스와 또 그의 후임자인 존 알렌 장군과의 교분을 이용하려고든 정황도 적지 않다.


역시 퍼트레이어스와 브로드웰 관계를 파헤치다가 켈리가 현 아프가니스탄 주둔군 사령관인 알렌과 무려 3만여 페이지에 달하는 이메일을 교환했고 그 내용 중 부적절한 것이 있는 것으로 보여 NATO 최고 사령관으로 임명되어 인사 청문회를 기다리던 알렌의 장래가 불확실해 보이는 상황이다.

켈리는 고위 장성들을 위한 호화로운 파티로 재력을 과시해왔지만 재정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보도이다. 그가 플로리다 지역의 한국 명예영사로 임명된 것을 외교적 면책특권이나 있는 것처럼 경찰에 전화를 걸어 기자들이 자기 집 앞에 진치고 있는 것을 정리해 달라고 요구한 것도 분수를 모르는 행동이다.

또 어떤 미국회사의 CEO에게 자기가 퍼트레이어스만이 아니라 한국 대통령과 가까워서 한국 정부로부터 석탄 개스 개발사업권을 독점 획득하게 해줄테니 2%의 수수료 즉 몇 천만달러를 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한 일도 있다.

육사를 성적 최상위권 5% 이내에 졸업하고 프린스턴에서 정치학 박사를 획득한 퍼트레이어스는 목표 설정과 추진에 있어서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아 왔다. 하급 장교 시절에는 장군들의 부관을 자원했다는 것이 그의 출세 지향성을 보여준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또 국방부 출입기자들과 이라크전 종군기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기에 장군들 중 가장 뛰어나고 가장 업적이 많다는 평을 항상 받아 왔었다는 것이다. 브로드웰도 하버드 대학원 학생 시절 퍼트레이어스가 특강을 왔을 적에 만났고, 그가 군대 지휘관들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고 하자 명함을 주며 연락하라고 말한 것이 관계의 시작이었다는 보도이다.

역시 육사 출신의 브로드웰은 연구 주제를 퍼트레이어스 일대기로 초점 맞추고 그가 아프가니스탄 사령관으로 갔을 때 자주 가서 장시간 인터뷰를 했고 사령관 비행기로 전방 시찰 등 특별 배려를 받았다는 것이다. 장군은 야심만만한 브로드웰에게서 자신을 보는 것 같아 그에게 근접할 기회를 무제한 제공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는 요지경 속이 되었으니 본인들과 가족들의 불행이다. 남녀 누구나 부적절한 관계에 빠질 수 있는 유혹을 경계해야 될 타산지석이다. 퍼트레이어스 자신이 부하들에게 ‘진짜 인격은 남이 안볼 때 옳은 일을 하는 것’이라면서 ‘누군가는 보고 있다’라고 부언하고 했었다니까 자신의 좌우명을 어겨 화를 당한 셈이다.


<남선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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