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성범죄 피해 어떻게 막나

2012-10-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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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성범죄는 인종, 문화, 경제적 지위와 상관없이 일어나며 피해자는 여아인 경우가 많다. 남자 아이들은 자신이 피해자라는 사실을 숨기는 경우가 많고, 남자 청소년들의 경우 이른 나이의 성 경험 (그것이 원치 않는, 어른에 의한 성폭력이었던 경우라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또래 분위기, 사회, 문화적 영향 탓에 적게 보고되기 때문이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교도소에 있는 성인 남성 수감자 중 많은 수가 어린 시절 아동 성범죄의 피해자였다는 사실이다. 어릴 때의 성범죄에 노출된 아이가 후에 다양한 문제를 겪는 경우가 많음을 보여준다.

가해자는 일반적인 믿음과 달리 가족이나 친척, 이웃 등 아는 어른인 경우가 많다. 낯선 사람에 의해 일어나는 경우와 가족 등 아는 사람에 의해 일어나는 경우가 거의 반반이며 가해자는 대부분 남성이지만 간혹 여성인 경우도 있다. 또 동성애자 남성이 더 아동성범죄를 일으킬 것이라는 일반적인 믿음과 달리 가해자는 이성애자이며 결혼하여 아이를 두고 있는 경우도 많다.


피해아동은 처음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정말 문제가 없는 것이라면 다행이겠으나 사실은 두려움이나 공포, 수치심, 적개심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기 두려워서 나타내지 않기 때문에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피해아동은 단기, 장기적으로 심리적, 행동적 문제를 겪는 경우가 많으며 그 정도는 심하지 않은 경우부터 매우 심각한 경우까지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분리장애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섭식 및 수면 장애, 성적 하락, 결석, 약물 사용 등의 문제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또한 우울증이나, 불안감, 죄책감, 성적 문제 행동(이성에 대한 극도의 혐오감 혹은 빈대로 성적 문란), 이성에 대한 두려움 등을 경험 할 수 있다.

아이의 부적절한 성적 지식, 발달단계에 맞지 않는 성에 대한 흥미, 이상 성적 행위가 관찰된다면 아이가 성범죄를 당한 건 아닌지 세심히 살펴봐야 한다. 만약 피해가 의심된다면 아이가 겁먹지 않고 피해 사실을 털어놓을 수 있도록 물리적, 감정적으로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부모나 믿을만한 어른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고 빨리 도움을 받을수록 회복기간도 짧다. 여기서 가족, 특히 엄마의 역할이 중요하다.

아이의 피해 사실을 알았을 때 부모가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2차적인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아이를 비난하는 행위는 절대 피해야 한다. 아이는 아무 잘못이 없음을 알려주며 안심 시키고, 최대한 사실을 있는 그대로 얘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최대한 아이의 얘기를 귀 기울여 듣되, 추측 및 상상으로 이런 저런 얘기를 아이에게 제시하는 것은 삼가하여야 한다. 그다음은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 혹시 있을 지 모를 신체적 피해에 대한 검사를 받도록 한다. 정신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신건강 상담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아동 성범죄로부터 우리 아이를 보호 할 수 있을까?
첫째, “낯선 사람과 얘기하지 말라”는 교육은 때로는 아무 소용이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둘째, 아이에게 친척이라고 해서 포옹이나 뽀뽀를 친근감을 타나내는 행동으로 하도록 가르치지 말아야 한다. 셋째, 아이들에게 기본적인 성교육을 하자. 누구도 아이 신체 중요 부위를 만질 수 없음을 가르쳐야 한다.넷째, 아이들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효과적인 의사소통 기술을 개발하자. 아이들이 질문을 자연스럽게 하고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부모와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다섯째, 아이들에게 자신이 몸의 주인임을 교육시키자. 여섯째, 아이들에게 학대는 잘못된 것이라는 확신과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어라. 일곱째, 아이의 친구와 그 가족들에 대해 알아두어라.

이지연(뉴욕가정상담소 소셜워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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