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신을 빼앗는 것

2012-10-29 (월)
크게 작게
한재홍(목사)

기독교계에 있어 이 주간은 매우 의미가 있다. 1517년에 시작된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이 지금도 우리의 신앙생활 속에 진행 중에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늘 부족하기 때문에 자신을 돌아보면 고칠 것이 많이 보인다. 내가 목회자이어선지는 몰라도 세상을 살다보니 그래도 크리스찬들의 마음 씀씀이가 좀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그런데도 사회에서 보면 기독교인들에 대한 칭찬보다는 꾸지람 소리가 더 들린다. 이는 아마도 기독교인에 대한 기대치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지속적인 자기 성찰의 필요성과 함께 종교개혁의 의미를 찾아본다.

어느 시대나, 사회에서 자신이나 단체를 세워감에 있어 자신을 지킴이, 또 하나님이 세운 자연의 법칙이 사회법을 지키는 것 이상으로 먼저 지켜져야 한다. 그런데 자신을 지키지 못하고 자신의 인격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자신을 속이는 말 또는 행동 때문이다. 때로는 단체나 조직의 힘에 저항하지 못해 끌려가는 경우가 생겨 자신을 지키지 못하는 사례도 이따금 본다. 마틴 루터는 생명의 위협아래 일어나 역사를 바꾸어 놓았고 지금도 크게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본다.


사회는 여러 사람이 함께 사는 조직이다. 그래서 자연적으로 조직이 필요하고 지도자가 세워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조직을 위한 구심점을 찾다보니 한쪽으로 쏠리게 되고 살아남기 위해 질서를 깨는 일도 생긴다. 뿐만 아니라 자기편 세력을 키우기 위해 양심을 파는 무서운 단체가 되기도 한다. 그것이 정치판의 정당 혹은 회사, 종교, 또는 어떤 집단일 수도 있다.

여기서 기득권이 생기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덩치를 키우려 하니 약자를 억누르고 심지어 가치관의 기본인 양심까지 판다. 또 집단의 잘못을 알고도 말하지 못하고 말하면 오히려 불이익이 온다. 그러다 타성이 붙으면 그것을 삶의 방법으로 생각한다. 이것이 거짓과 부패의 온상이 되어진다.
알아야 할 것은 자신을 빼앗기는 시초가 작은 거짓말부터 라는 사실이다.

거짓말이 얼마나 무서운가! 또 사회와 국가를 와해시키는가! 성경은 우리에게 경고한다. 거짓말을 하는 자는 천국에 갈 수 없다고. 나의 작은 거짓말이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다면... 이제부터 거짓말을 버리고 진실만을 말하고 살자. 진실은 신뢰감을 쌓는 길이다. 다시는 스스로가 자신을 넘어지게 하지 말자. 세우기는 힘들어도 무너뜨리기는 쉽다. 우리의 거짓말이 자신뿐 아니라 사회와 국가까지 무너지게 한다. 거짓에 자신을 팔지 말자.

마틴 루터는 자신의 양심을 팔수가 없었다. 거대한 조직 안에서도 단호히 일어섰다. 바른 길을 위해서 자신의 생명을 내 놓았다. 종교개혁주일을 앞두고 우리의 마음 한복판에서도 이런 외침이 일어나야 한다. 사회전반에 이런 외침이 메아리쳐 개인은 물론, 가정이나 국가에 새로운 삶의 길이 열리길 기대해 본다. 큰 저수지도 작은 구멍이 무너지게 하는 것을 우리는 보았다. 진정한 가치와 삶의 방향이 옳게 서지 못하면 제아무리 많은 부와 명예도 스스로를 더 부패하게 할 뿐이다. 새로운 변화는 우리 그리스도인들로부터 일어나야 한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