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다시 생각해야 할 인간의 덕목

2012-10-2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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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우(자유기고가)

육덕이란 성(聖), 지(智), 인(仁), 의(義), 충(忠), 신(信)이 여섯 가지를 말한다. 이 말은 공자 이전 원시유교로부터 나온 말로서 그 실마리를 훈고학자들은 찾고 있다. 그 후 성과 지는 한 짝이 되어 성지(聖智)가 되고 인과 의는 인의(仁義)가 되며 충과 신은 충신(忠信)으로 부르게 된다. 충신은 충성과 신의를 아울러 이르는 말로서, 육정(六正)의 하나인 나라와 임금을 위하여 충성을 다 하는 신하로 충신(忠臣)과는 다른 의미를 가진다.

사람의 관계에는 육위(六位)가 있다. 부부(夫婦), 부자(夫子), 군신(君臣), 이것은 인륜(人倫)의 기본이며 천지인(天地人)의 도리이다. 남편은 남편답게, 아내는 아내답게, 아버지는 아버지답게, 아들은 아들답게, 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각자의 위치에서 할 도리를 다하게 되면 혼란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각기 육직(六職)을 갖는다.
사람을 거느리는 자와, 사람을 따르는 자, 사람을 부리는 자와, 사람에게 부림을 받는 자, 사람을 가르치는 자와, 사람에게 배우는 자, 모두 육덕에서 나온 것으로 후에 이것은 삼강오륜(三綱五倫)의 기본 틀이 된다.


오늘의 세상은 어째서 인륜을 저버리고 자기만의 행복을 추구하며 주위 사람들과는 담을 쌓고 살아가는 노총각, 노처녀, 독신주의자가 많아지는가? 이 외에도 남자와 남자가 부부관계를 맺는가 하면, 여자와 여자가 결혼을 한다. 이런 것들이 법(法)으로 허용하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자식이 돈에 눈이 어두운 나머지 아버지를 살해하고 탄 생명보험금으로 흥청망청 놀아나다 쇠고랑을 차는 사건이 있는가 하면, 아버지는 아버지답게 하지 못하고 자식에게 매를 맞는 사건 등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군신(君臣)관계는 더 말 할 나위가 없다. 나라의 원수인 대통령을 옆집 강아지 이름 부르듯 홀대하며, 대통령을 보좌해야 할 부하직원들은 임기가 끝나기도 전에 한 미천 챙기느라 혈안이 되어 행정수행에 소홀히 한다. 그러다 보니 정부는 국민을 우습게 여기고, 국민은 정부를 불신 할 수 밖에 없다.

예악과 형법을 제정해서 백성을 교화하는 데는 성지(聖智)가 아니면 안 되고 부부가 친애하고 군신이 화합하고 사방 이웃과 사린(四隣)을 하나로 모으는 데는 인의(仁義)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또 백성을 모으고 땅을 개간해서 풍족하게 먹고살게 하는 데는 충신(忠信)이 아니면 성공 할 수가 없다. 오늘의 그릇된 현실을 바로 잡으려면 다시 한 번 옛 선비들이 강조하던 육덕, 육위, 육직 등의 이치를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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