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뉴욕의 위안부기림비가 철거된다고?

2012-10-1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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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한미공공정책위원회 회장)

뉴욕최초로 낫소카운티 현충원에 세워진 위안부기림비가 철거될 위험이 있다는 신문기사를 보았다. 뉴욕총영사관 국정감사장에서도 이를 염려하는 문의들이 오간 것으로 들었다. 일본군강제위안부로 희생된 분들을 추모하며 멀쩡히 잘 서있는 위안부기림비를, 왜 위태하고 철거될 위험이 있다고 염려들을 하는지 답답함을 금할 길 없다.

문제는 미국의 지방정치가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한 때문으로 느껴진다. 일단 세워진 기림비는 그곳이 어디에 설치되었던지 절대 철거 되지 않는다. 미국은 일단 설립을 허락 하였을 때는 다 그 지역에 요구되는 소정의 절차를 갖추었기 때문이다. 일본사람들이 잘 모르고 어리석은 일을 하고 다니는 것이다.
낫소카운티 인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있는 자히드 알리를 만나 점심식사를 하였다. 일본커뮤니티에서 자신에게 많은 전화가 왔었다고 하면서 뉴욕의 일본총영사가 맹가노 카운티장을 만나게 해달라고 연락이 왔었다고 했다.


자히드 위원장은 일본총영사에게 낫소카운티장은 당신이 원할 때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했더니, 일본 고위층의 친서를 전달하고 싶으니 꼭 만나게 해달라고 해서 맹가노 카운티장을 만나게 해주었다고 했다. 맹가노카운티장은 일본총영사를 만나 친서를 전달받고 읽어본 후 별일이 아니라 그냥 끝냈다는 것이다.
지난 8월에 맹가노카운티장을 만났을 때 일본총영사를 만났다는 말을 들었다. 자신이 들어보니 일본이 주장하는 내용이 옳지 않아 무시했다고 하였다. 앞으로도 한인커뮤니티의 이슈를 적극 지원해 줄 테니 염려 말라고 하면서, 광주광역시를 소개해 주어서 너무 고맙고, 앞으로 광주광역시와 많은 교류를 희망한다고 하였다.

본인은 낫소카운티의 정보기술국부국장을 역임한 사람으로 카운티 행정을 잘 알고 이해하고 있다. 낫소카운티는 미국의 20여개주보다 인구와 재정규모가 큰 대규모 행정기구이다. 현충원에 기림비하나 세우는데 의회의 동의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결의안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민관합동으로 구성된 공원국의 기념비 설치위원회(Monument Committee)의 동의를 얻으면 설치가 가능하다. 이 위원회에서 요구되는 여러 가지 자격요건을 고려하여 결정하며 자주 열리지 않기 때문에 보통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이번 기림비는 뉴욕시 오존파크에서 제작되었지만, 기림비를 한국에서 가져오건, 민간이 돈을 대건 정부가 돈을 대건 결과는 똑같다. 일단 한번 설치되면 카운티 공원국 소관으로 철저하게 관리되고 지켜진다. 카운티장이 성명서(Press release)까지 발표했는데 철거를 염려하는 것은 기우로 느껴진다.

뉴욕총영사관은 국회의원의 지적대로 기림비 철거가 염려되면 한국의 VIP들을 자주 뉴욕주기림비에 방문시켜서 낫소카운티정부에 관심과 고마움을 표하는 것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대개의 경우 카운티정부에는 기림비를 제작해 줄 예산은 따로 없다. 단지 다른 민간 단체가 내준 보조금(Grant)을 목적에 맞게 전용하여 도와주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 민간에서 기금을 모아 기념비를 제작하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재정도 어려운데 정부에 부담을 주려하지 않는다. 한미공공정책위원회도 기림비제작비 전액을 부담하였다.

한인사회는 위안부기림비가 철거되면 어쩌나 염려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차라리 더욱 힘을 모아 위안부문제 해결을 돕기위해 지역별로 더 많은 기림비를 세워서 일본을 압박하고 후세들을 교육하는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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