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쓰레기의 위협

2012-10-1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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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교육가 / 수필가)

최근 들어 생활수준의 향상과 산업사회에서 얻어지는 화학제품, 공업제품의 부산물로 인한 쓰레기들이 우리 삶을 위협하고 있다. 즉 사람이 만들어 낸 쓰레기 때문에 사람 자신이 치어 죽을 지경이다.

일찌기 농경 사회에서는 쓰레기라는 것이 없었다. 논밭에서 나온 것은 다시 논밭으로 되돌려 비료의 기능을 했으며 야생동물들도 자신들이 몸담고 사는 둥지나 환경을 결코 더럽히지 않는다. 문명하고 개화했다는 사람들만이 자기네의 생활환경을 허물고 더렵혀 놓은, 인위적 재해가 문제인 것이다.


더구나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일기불순과 그것에서 파생되는 자연재해는 그 규모가 점점 커져가고 있다. 북극의 빙산은 점점 사라지고 바다의 수위가 높아져 땅이 점차 소멸되어 가고 있으며, 그로 인해 지진, 태풍, 허리케인 등이 휩쓸고 간 도시의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예전에는 찾아보기 힘든 해양 쓰레기 까지 쓰레기의 양이 더 많아졌다.

우리가 함부로 버리는 쓰레기의 썩는 기간을 보면, 양철 깡통이 다 삭아 없어지려면 100년이 걸리고, 알루미늄 캔은 500년, 플라스틱과 유리는 영구적이고 비닐은 반영구적이라고 한다.

딸네 집에서 가사 노동을 맡아 하고 있는 나는 유리나 캔, 플라스틱은 리사이클(recycle)을 하기 때문에, 분리해서 버리는데, 쏟아져 나오는 비닐만은 어찌할 수가 없어서 쓰레기통에 넣어 버리는데 버릴 비닐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쓰레기통에 버릴 때마다 깊은 죄의식에 빠질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이 쓰레기의 위협 속에서 주부들은 과연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겨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법정스님이 말한 것과 같이 ‘덜 쓰고 덜 버리자는 것’(법정스님)과 ‘3R운동’ 정도라는 말인가.

법정스님은 그의 수필 ‘덜 쓰고 덜 버립시다’에서 우리가 보다 인간다운 삶을 이루려면 될 수 있는 한 생활용품을 적게 사용하면서 간소하게 살아야 한다. 덜 쓰고 덜 버리는 것 외에 다른 길은 없다고 강변하였다. 또 흔히 강조되는 3R운동 중 첫째 줄이자는 Reduce운동, 즉 쓰레기 줄이기 운동이 필요하다. 정말 쓰레기가 너무 많다. 계속 새것을 사들이다 보면 낡은 것은 자연히 쓰레기가 된다.

둘째 다시 쓰자는 Reuse운동이다. 즉 내게 안 맞는 옷은 버릴 것이 아니라 나보다 체격 작은 사람에게 주면 된다.셋째 재활용을 가리키는 Recycle이다. 종이는 쓰레기통에 넣을 것이 아니라 재활용품을 거두어 가는 사람에게 주면 된다. 종이에 붙어있는 더러운 얼룩을 지워 새 종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세상의 모든 주부들이 이런 좋은 생활의 지혜를 조금이라도 실천하려고 노력한다면 우리가 당면한 쓰레기의 위협에서 조금은 해결되지 않을까 싶다. 우선 나부터 노력하는 주부가 되어 보자. 실천하는 주부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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