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위로하소서 위로하소서

2012-09-0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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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섭 (아동문학가 / 목사)

위로하소서 위로하소서/ 오 주님, 자비의 손을 펴주소서/ 태풍 보라벨이 한국을 치고 허리케인 아이작이 미국을 때렸습니다/ 사나운 바람 맞고 신음하는 자들을 위로 하소서/ 가족의 목숨을 잃고 재산을 잃은 사람들을 위로 하소서/ 물속에 침몰된 아이들/ 고향 떠나 소개되는 난민들/ 물난리 불난리에 넋을 잃은 영혼들/ 시체라도 찾으려고 울부짖는 사람들/ 엄마 부르며 방황하는 어린 것들/ 저 소리 들으며 나도 뉘우치게 하소서/ 의무를 다하는 시내 산의 신자보다/ 희생을 감수하는 갈보리의 신자 되고자/ 종교생활 광고하는 바리새인보다/ 말없이 내 것 내놓는 사마리아인이 되고자/ 자연의 진노를 보고 회개하며 거듭나게 하소서/ 무기를 위하여 돈을 쏟아 붓는 동안 제방은 무너졌고/ 기득권의 안락을 구가하는 동안/ 예고되었던 재난에 삼켜졌사오니/ 이게 모두 나의 죄 우리의 잘못이 옵니다/ 천재에 할퀴고 인재에 수탈당한/ 저 불쌍한 사람들에게 바로 내가/ 주님의 손 주님의 주머니가 되게 하소서/ 감사의 찬양보다 부끄러운 참회를/ 이 비극을 얘깃거리로 삼기보다/ 뜨거운 눈물의 샘이 되게 하시고/ 텔레비전 화면이 식후 구경이 되지 않고/ 주님의 음성, 주님의 계시가 되게 하소서/ 태풍에 할퀴어진 시체가/ 나의 형제로 보이게 하시고/ 물에 잠긴 가옥들이/ 내 집 내 재산으로 보이게 하소서/ 아멘.

역대 뉴욕 시장 중 인격적으로 가장 존경받은 이는 아마도 라과다아(Fiorello Laguadia, 시장 재임 1934-45)씨일 것이다. 그가 뉴욕의 즉결 재판부 판사로 있을 때 하루는 빵을 훔치다가 붙잡힌 노인이 기소되었다. 배가 고파 그랬다는 것이었다. 라과디아 판사는 판결 고시를 하였다. “벌금 10달러를 판정합니다. 그리고 그 벌금은 내가 대신 내겠습니다. 배고픈 사람이 뉴욕 거리를 헤매고 있는데 그동안 내가 너무 잘 먹은 벌금입니다.” 그리고 그는 방에 있는 사람들에게 호소하였다.


“여러분 중에서도 나처럼 너무 잘 먹은 벌금을 내고 싶은 분이 있으면 이 모자에 넣어 주십시오.” 그는 자기의 중절모자를 들고 직접 방을 돌며 모금하였다. 노인은 오히려 47달러를 손에 들고 눈물을 흘리며 재판정을 나갔던 것이다.

자연재해의 스케일이 점점 커지는 것은 지구의 온난화 현상 때문이다. 온난화 현상은 자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만든 인위적(人爲的) 재해이다. 뉴욕과 서울의 하늘을 쳐다보아라. 언제나 뽀얗게 안개가 낀 것 같다. 사람이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낸 일산화탄소에 눌려있는 것이다. 북극의 빙산은 차차 사라지고 바다의 수위가 높아져 땅이 야금야금 소멸되고 있다.

인류의 급선무는 ‘3R 운동’ 이다.
첫째 R은 Reduce 이다. 줄이자는 것이다. 즉 쓰레기 줄이기 운동이 필요하다. 도대체 쓰레기가 너무 많다. 계속 새 것을 사 들이니까 낡은 것은 쓰레기가 된다.
둘째 R은 Reuse 이다. 즉 다시 쓰자는 말이다. 내게 안 맞는 옷은 버릴 것이 아니라 나보다 체격이 작은 사람에게 주면 된다.

셋째 R은 Recycle 이다. 재활용을 가리킨다. 종이를 쓰레기통에 넣지 말고 재활용품 거두어가는 사람에게 주면 된다. 종이에 붙어있는 더러운 얼룩을 지워 새 종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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