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안 스님이 쓴 산사의 수행·생활풍경

2012-08-0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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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 신간

▶ 산사는 깊다

‘입에 혀 없는 사람만 와 살고 밤에 꿈을 꾸는 사람은 들어오지 말라.’ 어느 암자 대들보에서 발견된 문구다. 잠을 자면서도 수행을 멈추지 말라는 글에서 수행에 임하는 스님들의 각오가 느껴진다.

조계종 승가대학원장을 지냈고 지금은 조계종 고시위원장을 맡아 후학 양성에 힘쓰는 지안 스님이 산사의 생활문화를 다룬 책 ‘산사는 깊다’(사진)를 냈다.

지안 스님은 책에서 기침에서 취침으로 이어지는 산사의 하루 풍경과 출가부터 다비까지 건너가는 스님의 일생을 본인의 경험 속에서 자연스럽게 풀어냈다. 100회의 안거 경력을 있는 한 스님과의 만남을 소개하며 일반적으로 수행의 깊이를 더하는 시간으로 여겨지는 ‘안거’의 의미를 “그 기간 동안 인간의 그릇된 업행이 멈춰지는 데 있다”고 바라보는 식이다.


또 시인 조지훈이 ‘승무’에서 ‘파르라니 깎은 머리’로 표현한 비구니의 삭발한 머리를 언급하며 흔히 출가를 의미하는 말로 통하는 삭발을 ‘인생의 본질을 묻는 화두’라고 설명한다.

다양한 이유로 산사를 찾는 이들이 점차 느는 요즘, 34가지 키워드를 통해 산사에서 하루를 보내듯 산사의 생활문화를 공감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새벽 산등성이로 피어 오르는 안개, 열린 문 사이로 보이는 단아한 석탑, 법당에 모신 부처님과 산사를 수놓은 연등의 물결 등을 포착한 61컷 생생한 사진도 함께 실렸다.

불광출판사. 2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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