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산삼(山蔘)같은 사람

2012-08-0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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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만(목사)

삼(蔘)은 크게 인삼과 산삼 두 가지로 나눈다. 생긴 모양은 서로 비슷하지만 효력의 차이는 엄청나다. 인삼과 산삼의 차이는 무엇인가. 자라나는 환경의 차이다. 인삼(人蔘)은 사람이 인위적으로 조성한 밭에서 비료를 주고 기른 것이다. 산삼(山蔘)은 깊은 산 속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천천히 자연 성장한 것이다.
삼(蔘)은 영양분의 농축이 많이 필요한 약용 식물이다. 사람이 조성한 밭에서 자란 인삼은 지력(地力)의 한계 때문에 6년 이상은 재배할 수가 없다. 6년 이상 밭에 놔두면 영양 부족으로 썩고 만다. 6년이 성장의 한계인 것이다.

산삼은 다르다. 산삼은 뿌리의 강한 수축 작용으로 인하여 서서히 오래 자란다. 얼마나 서서히 성장하는지 100년 산삼의 크기가 고작 3cm에 불과하다. 그 대신 대자연의 지력이 땅 속 깊이 뿌리 내린 산삼의 뒤를 힘 있게 받혀주므로 성장기간이 길다. 50년에서 100년은 보통이고 심지어는 150년 이상 자라나는 것도 많다. 산삼은 인삼보다 크기는 훨씬 작아도 효력은 탁월하다.


인삼과 산삼을 구별 짓는 또 한 가지는 뿌리다. 사람이 키운 인삼은 잘 조성된 밭에서 언제나 풍부한 물과 영양분을 쉽게 섭취하기 때문에 뿌리가 힘이 없다. 뿌리가 짧고 무디고 투박하다. 산삼은 다르다. 산삼은 척박한 환경 가운데서 죽지 않고 생존해야 하기 때문에 뿌리가 생명을 건 치열한 노력을 한다. 그 결과로 뿌리가 가늘면서 강하고, 섬세하면서 길게 발달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누구든지 그 분야에서 탁월한 사람이 되려면 깊은 산속의 거친 환경에서 자란 산삼 같아야 한다. 시련과 역경의 과정을 의연하게 거치면서 고밀도로 농축된 실력을 갖춘 사람이어야 하는 것이다. 산삼같이 탁월한 개성을 지닌 사람의 특징은 무엇일까. 그들은 무엇보다 상식파괴자이다. 고루한 전통과 평범한 상식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다. 늘 새로운 개척의 길 가기를 즐겨하며 그 길을 통하여 정상에 도달하기를 원한다.

구약 성경에 나오는 욥은 산삼과 같은 사람의 특징을 이렇게 말했다.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같이 나오리라” (욥기 23:10). 성경에 나타난 아브라함, 요셉, 모세, 다윗, 느헤미야, 바울과 같은 사람이 바로 이런 사람이다.

이왕 인생을 살려면 산삼같이 살아라. 겉모양이 볼품이 없고 작아도 좋다. 평범함을 뒤엎는 창조적 모험가가 되라. 모두가 안 된다고 포기한 일에 도전하라. 대중적 인기를 누리는 자리에 안주하지 말라. 깊은 계곡의 산삼같이 남이 가기 꺼리는 길을 묵묵히 가라. 한 종목이라도 A플러스의 인생이 되라. 이 시대는 그런 인물을 원한다.

찰리 채플린은 이렇게 말했다. “남을 흉내 내지 말라. 이 세상에 나와 똑같은 사람은 없다. 그대가 만일 언덕의 소나무가 되지 못한다면 산골짝 벼랑 밑의 한 송이 꽃이 되라. 당신은 무엇보다 그대 자신이 되라.” 20세기는 대중의 인기에 주목하는 외향적 리더십을 낳았다. 21세기는 다르다. 지금은 내면의 가치에 주목하는 내향적 리더십의 시대이다. 당신은 리더인가. 깊은 계곡에 숨어 자란 산삼에게서 강렬한 내면의 가치를 품어내는 ‘내향적 리더십(Quiet Leadership)’의 비밀을 배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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