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위대한 사람

2012-07-2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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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홍(목사)

세상은 위대함의 기준을 업적에 두고 평가를 한다. 그래서 때론 우리 세상은 바른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무겁다. 사람의 됨됨이나 인격을 무시하는 처사가 아닌가 싶다. 우리의 양심의 소리도 업적보다는 그 일의 동기나 마음의 자세에 따라 평가를 해야 할 것이다.

성경에서 위대한 인물을 찾아 평가해 보라면 나는 다윗을 들고 싶다. 예수를 믿는 사람이든 믿지 않은 사람이든 다윗의 이야기는 그런대로 듣고 알고 있기에 이해를 돕기 위해서 예로 든다. 이것도 편협적인 자세에서 시작이 된다면 이 역시 공정하지 못할 것이다.


소년시절에 골리앗과 싸웠던 용맹스런 이야기는 많은 사람에게 위대성을 설명하는데 무리가 없다고 본다. 모두 공감이 되기 때문이다. 그뿐인가 형들은 사무엘 선지자의 내방에 얼굴도장을 찍으려 다투어 집으로 갈 때 그는 묵묵히 자기 양떼를 치고 있었다. 또 친구와 우정관계라든지, 왕위에 올라 세운 공덕이라든지, 신앙 안에서 볼 때 하나님의 성전을 지을 마음을 가진 모습에서 깊은 신앙심도 인정받을 만하다.

그러나 나는 다른 각도에서 그의 위대성을 찾고 싶다. 그의 업적보다 그의 마음의 깊은 자세가 돋보인 사건이 있다. 그도 인간인지라 넘어서는 아니 될 선을 넘고 거기에 무서운 죄를 짓게 된다. 이때 그 앞에 나타난 나단이란 선지자의 호통과 죄의 지적을 그는 겸허하게 받아들일 뿐 아니라 그 자리에서 철저한 회개의(시편51편) 모습 속에서 바른 인간과 위대성을 찾고 싶다. 그때 그의 권위와 권세 앞에 누가 설수가 있으며 감히 아니요 라고 할 수가 있는가? 그런 자신의 위치에 도전한 하나님의 사람 앞에서 무릎을 꿇은 다윗은 위대하다.

사람의 업적은 치적이나 눈에 보이는 사건에서 찾지 말고 그 진정한 마음의 흐름에서 자기의 잘못 앞에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회개할 수 있는 사람이 위대하다는 것이다. 다윗의 진실함 앞에 우리는 우리를 돌아보며 지금 자신에게서 찾아지는 위대성이 무엇인지 헤아려 보았으면 한다.

며칠 전 신문과 TV에서 한국의 대통령인 이명박 장로님의 깊이 머리 숙인 사진 앞에서 오랫동안 시선이 떠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를 깊이 생각했다. 위대성을 업적에서 찾으려고 앞만 보고 달렸기 때문이다. 그 출발지점이 바른 지점이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 그런데 방향이 잘못 설정되었는데 앞만 보고 달리면 도착지점은 기대했던 곳이 아니라 무서운 함정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만해도 작년인 듯한데 국가 조찬기도회 때 항간에서 대통령을 무릎 꿇렸다고 야단법석을 떨었다. 난 그때 일이 아쉽다. 그때 정말로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마음이 무릎을 꿇었다면 이런 추한 모습을 다시 보이지 않았어도 되었을 것이 아닌가 싶어서다. 하나님 앞과 국민 앞에서 진지한 자기 모습이 보고 싶다.

성직자, 지식인, 정치가, 법조인, 교육자, 사업가이건 다 이제 우리의 참 모습을 업적에서 찾지 말고 자신의 잘못을 되돌아보면서 뉘우치고 새로운 출발점에서 위대성을 헤아리는 지혜를 가져보자. 또 국민 자체가 업적보다는 인간다운 모습에서 그 가치와 칭찬의 근거를 찾자. 이런 교회와 사회의 성숙함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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