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무궁화 꽃나무

2012-07-21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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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있는 곳은 간혹 새소리만 간간히 들리는 조용한 곳이다. 십여 년 전에 이사 와서 뜰에 잔디도 깔고 공터 텃밭엔 꽃나무들을 심었다. 여러 종류의 무궁화도 20여 그루 심었다. 무궁화는 가지만 잘라 심어도 죽지 않고 끈기 있게 자라서 화려한 꽃을 여름 내내 볼 수가 있다.

꽃의 학명은 ‘목근화’이고 꽃말은 ‘일편단심’이란 의미로 이곳에서도 집집마다 정원에서 심심치 않게 가꾸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무궁화는 우리나라의 국화이며 애국가에도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라 불리고 있어 ‘무궁화’하면 애국심이 불뚝 솟아난다.

이와 같이 우리의 상징적 꽃인데 올해는 뒤뜰에서 무궁화 꽃을 감상할 수가 없게 되었다. 사정상 일 년 동안 집을 떠나있다 와 보니 공터에 심었던 그 많은 나무들을 잘라 없애고 그 자리에 미니 골프잔디를 깔아놓았다. 이웃의 한인들에게 물어본 즉 벌레가 생겨서 없애버렸다는 것이다.


사실 무궁화나무에는 진드기만 좀 낄 뿐이다. 그것은 내가 직접 가꾸며 십여 년을 키웠기 때문에 잘 안다. 벌레가 낀다고 하는 것은 과거 일제가 무궁화하면 우리 민족의 애국심이 고취될까봐 뽑아버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나쁜 인식을 심어준 것이다. 그때의 그릇된 인식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동족인 한인이 이렇듯 무궁화를 천대하는 것은 애석한 일이다.


최용옥 / 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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