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단체장이 되기 전에

2012-07-19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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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한인사회에는 ‘장’ 자 붙은 사람들이 많아졌다. 10명쯤 모이면 8-9명은 틀림없이 어느 단체인지 속해 있고, 그 직책 또한 다양하다. 회장, 이사장, 사무장, 부회장, 무슨 부장, 무슨 감사…. 하도 많다 보니 들어도 돌아서면 잊어버리게 된다.

말이 잘 안 통하는 미국에 이민와서 숨죽이며 살다보니 우리가 서로 좀 추켜주고 알아주며 즐거운 기분으로 살자는 뜻에서 보면 그것도 나쁜 것은 아니다. 한인 남성들이 한국적인 가부장적 폼을 잡아볼 수도 있고, 이국땅에서의 스트레스를 풀 기회도 된다. 또한 직책을 감당하다 보면 삶을 적극적으로 살 수 있다는 점도 있다.

이제 단체 활동은 남성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아이들이 자라고 나면 여성들도 서서히 단체에 뛰어든다. 여성들도 장, 장, 장이 되어 활발하게 인생 후반부를 즐기는 것, 이 또한 건전한 시각으로 보면 바람직한 일이다.


그런데 속을 들여다보면 문제 있는 단체, 자격 미달 단체장이 너무나 많다. 이민생활에 도움이 되고 우리 삶의 질을 높이는 단체는 필요하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과 시간과 능력으로 봉사할 단체장도 필요하다.

그러나 단체장이 되기 전에 자신의 인격에 대한 점수를 스스로 따져 보았으면 좋겠다. 우선 자기 자신에게 먼저 시간과 능력을 할애하여 긍정적인 인격체가 된 후에 단체의 직책을 맡았으면 한다.


<임경자/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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