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기림비문제 대응에 뉴욕총영사관도 머리 맞대야

2012-07-1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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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에 건립된 팰리세이즈팍 일본군 강제 위안부기림비에 대한 철거요구에 일본정부가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 한인들이 크게 분노하고 있다. 워싱턴 DC 외교소식통이 지난 10일 밝힌 바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이 최근 자국 뉴욕총영사관에 한인들이 추진중인 일본군 강제위안부 기림비 건립에 적극적인 항의를 지시 했다는 것이다.

기림비뿐만 아니라 그 안에 새겨질 희생자 숫자와 문구 등에 대해서도 뉴욕주와 뉴저지주에 이의를 제기토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최근 일본정부가 위안부기림비 건립에 보이는 일련의 움직임은 한인사회의 기림비 건립이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판단하에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뉴욕총영사관은 이제껏 이 사안에 매우 소극적인 입장을 취해 왔다. 만일 총영사관에서 맞대응을 할 경우 한·일간 외교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이제 이 문제대응에 일본정부가 직접 나선 사실이 이번에 확인됐다. 그런데 한국정부를 대변하는 총영사관이 계속 외교마찰이라는 이유로 함구하며 바라만 보고 있다는 건 이해가 안 되는 일이다. 기림비문제에 한인사회는 그동안 소규모 민간단체들이 목소리를 모아 어떻게든 일본측의 저지를 막아내기 위해 안간힘을 써 온 것이 사실이다. 언제까지 우리는 힘없는 민간단체들만 짐을 지고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답답하기 짝이 없다.


이제 총영사관도 어떤 식이든 지혜로운 방향으로 대응책을 마련할 준비를 해야 한다. 일본측은 정부가 나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는데 총영사관은 계속 양국간의 외교분쟁, 마찰 운운하면서 방관만 하고 있을 것인가. 외교분쟁, 마찰이 문제라면 이제까지 뉴저지주지사나 롱아일랜드카운티장, 피터구 퀸즈지역시의원이 한인사회 기림비 건립과 보호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건 무엇인가. 그들은 양국간의 마찰이 문제가 안 된단 말인가.

이제는 뉴욕총영사관도 뒷짐만 지고 기림비 문제를 남의 일 보듯 하지말고 적극 대처해 나가기 위한 방안마련에 한인사회와 머리를 맞대야 한다. 외교마찰이 문제라면 마찰이 되지 않는 합리적인 대응방안을 찾아내야 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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