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위조 운전면허증

2012-07-1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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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돈(법적 통역사)

최근 위조 운전면허증을 주선해 오던 브로커와 이들을 통해 면허증을 받은 수십 명의 한인들이 체포되어 한인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나는 뉴욕 형사법원을 통해 이번 사건이 터지기 전에 이미 위조면허증 사용자들이 의외로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사건을 취급하는 검찰이 최근에 이르러 갑자기 전에 없이 무거운 형량을 구형하고 있어 정책적으로 이런 사건에 심각한 대처를 하기 시작했음을 감지하고 있었다.

종래에 가장 많은 위조면허증 소지 사건은 이곳에서 브로커를 통해 만든 위조 국제면허증을 사용하다 입건된 사건들이다. 국제면허증을 제시하면 경찰은 거의 전부가 위조면허증인 것으로 알고 체포하게 되는데 우선 뉴욕에서는 국제면허증으로 운전을 못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입건하게 되어 있다.


물론 위조 면허증으로 판명되면 당장에는 위조공문서 사용 혐의인 중범죄에 해당하지만 최근까지는 이런 사건을 형사범죄가 아닌 도로교통 규칙 위반에 해당하는 무면허 운전혐의로 취급해서 간단한 벌금형으로 처분해 왔다. 그런데 금년 봄부터는 갑자기 이런 유형의 사건을 원칙대로 공문서 위조혐의의 중범으로 입건하기 시작했다.

이런 위조면허증 사용을 종래와 같이 도로교통법에 해당하는 무면허 운전혐의로 취급해주면 75달러 정도의 벌금으로 끝이 나고 형사범죄의 기록조차 되지 않기 때문에 그동안 이런 관례를 알고 있는 많은 택시 운전사 등 직업 운전자들이 고의로 이런 일을 저지르고 있는 경우도 허다했다. 콜택시 운전사들 중에는 자기 면허증에 이미 너무 많은 위반 티켓이 발급되어 있거나 포인트가 넘어 이미 운전면허증이 정지된 경우에 이런 식으로 다른 면허증을 만들어 사용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 한 청년이 있었는데 이 사람의 경우 자기 면허증에 너무 많은 벌과금이 밀려 있어서 이를 피하려고 다시 면허증을 만드느라 영주권자인 이 사람은 잔꾀를 굴려 원래 자기의 성인 정씨를 Chung으로 쓰던 것을 Jung 으로 철자를 고쳐서 면허증 신청을 했다. 운전면허국 직원은 이 사람의 ID 조회 결과 이 사람은 이미 Chung으로 된 이름 그대로 면허증이 발급되어 있는 기록을 발견하였고 위조할 고의가 있는 것을 눈치 채고 바로 경찰에 신고해서 체포되었다.

최근 무거운 형을 구형해오기 시작한 이후에 일어난 일이라 이 사람 역시 중범 혐의로 입건되었고 이미 몇 달째 두고 변호사가 협상을 추진했지만 검찰이 양보하지 않아 아직도 재판 중에 있다.

최근에 이들을 추적하는 새로운 기술 즉 사진 조회기술이 개발된 것이 그것이다. 지금 체포되지 않았더라고 앞으로 문제가 일어날 소지가 있어 문제다. 이들이 본래 자기 면허증이 아닌 다른 면허증을 위조 서류를 제출해서 운전면허국을 통해 발급 받았다면 지금까지 요행으로 체포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최근에 개발된 사진조회 기술 때문에 모두 발각이 나게 되었다. 사진 조회 기술이란 마치 이제까지의 지문조회나 마찬가지로 면허증을 발급 받은 사람의 사진을 조회하면 이 사진의 당사자가 다른 이름으로 면허증을 발급 받은 기록이 전부 드러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위험에 있는 사람들은 면허국이 이를 찾아내어 체포하러 보내기 전에 사전에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조치를 취해 두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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