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영(전 언론인)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말에 이르러 또다시 대형사고를 냈다. 국민 몰래 일본과 군사동맹을 맺으려다 들통이 난 것이다. 여론이 들끓자 슬그머니 내려놓고 무기 연기한다고 발표하였다. 닭 쫓던 개꼴 일본은 침을 흘리면서 지붕을 쳐다보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군사동맹에 이르는 전단계조치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이 지난달 말 국무회의에서 긴급안건으로 처리된 사실이 누설돼 정치권은 물론, 각계층 사회계가 반대에 나섰다.

국권을 빼앗고 36년간의 식민통치-수많은 젊은이들을 징용 학병으로 끌고 가 침략전쟁터에서 목숨을 빼앗고 어린 처녀들을 납치, 일본군 위안부로 삼는 천인공노할 만행, 그러고도 그 사실을 부인하며 배상을 거절하고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재침의 기회를 노리고 있는 일본 우익정권· 국토분단의 원인을 제공, 지금도 민족적 고통을 안겨주고 있는 숙적 일본에게 그들의 군대가 우리 땅을 다시 밟도록 길 안내를 터주는 일종의 군사동맹 같은 전초작업을 국민 모르게 대통령이 획책하였던 것이다.

이락에 친미정부를 세워 대충 평정하고 재정위기 때문에 아프간에서도 서둘러 철군하기로 한 미국은 지금 아시아. 태평양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중국을 견제하고 북한을 압박하는 데는 일본의 참가가 절실하다. 최근 외신이 전한 워싱턴의 한· 미 외교국방 4자회담 소식에서 예상은 되었지만 서울에서 너무 빨리 일이 터진 것이다.

정부는 다른 나라들과도 이미 맺고 있는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이번에 일본과도 맺으려 한 것은 안보이익을 위해 필요했던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그동안 한·미·일 3자 군사동맹이 줄기차게 추진돼온 현실에서 서둘러 일을 벌인 자주성 없는 현 정부의 서툰 꼼수가 망신을 부른 셈이다.

이번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이 성사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 것인가?
곧 이어 양국간 군수지원협정이 뒤따르게 되고 종내에는 한미상호방위조약 같은 군사동맹이 한국과 일본간에 체결될 수 있다. 조약에 따라 한반도 분쟁이 발생하면 일본 자위대 무력이 한국땅에 상륙할 가능성이 크다. 남북간에 전쟁이 터지면 동맹군 일본군이 국군과 나란히 전쟁에 참가할 것이며 중국도 ‘중·조 상호원조조약’에 따라 개입하면 한반도에 제2의 ‘청·일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

자칫하면 남북간 수백만 우리 민족이 죽게 되고 한강의 기적은 잿더미로 변할 수 있다. 일본은 떼돈을 벌게 되고... 이렇게 해서 나라가 망하는 역사가 반복될 우려도 있다. 군사동맹 체결전이라도 정보보호협정 아래서도 북한정보 탐지를 위해 일본 이지스구축함과 동· 서해로 진입, 북한 연안이나 영공 근처로 접근하게 되면 긴장은 고조되고 전쟁위험은 배가 된다.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해 좋은 것이 없는 것이다.

전쟁방지를 위해서도 남· 북간 화해협력, 통일을 위해서도 오는 연말 한국의 대통령 선거는 아주 중요하다. 민족의 운명이 갈리게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