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유의 나라

2012-07-0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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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섭 (아동문학가 / 목사)

독립기념일에 대해 내가 발을 붙이고 살고 있는 미국을 좀 더 깊이 알아보는 것도 좋은 의미가 될 것이다. 성조기가 국기로 공포된 것은 1777년이다. 존 아담스 대통령이 필라델피아 의회에서 국기제정 선언을 하였다. 성조기는 세 종류의 색깔을 썼다. 줄무늬는 빨강과 흰 색, 별들은 푸른 바탕에 흰 별이다. 모양보다는 색깔에 의미를 두었다고 한다.

흰 색은 정결, 빨강은 용기, 파랑은 정의이다. 이 세 개의 덕목으로 표시된 미국의 건국 정신은 모두 자유와 연결된다. 정의는 자유의 기초이며 용기는 자유 성취의 방법이다. 정결은 청교도 개척민의 신조로서 기독교적 영향인데 죄와 악으로부터의 자유를 뜻한다. 결국 성조기는 자유의 깃발이라고 할 수 있으며 미국이란 여러 이민들이 모여 ‘자유’라는 공동목표를 함께 이룩하고 함께 지키는 나라라고 할 수 있다.


백성이 자유의 깃발 아래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나라가 좋은 나라이다. 자기의 생각을 말과 글로 자유롭게 표현하며 살 수 있는 것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다. 자유를 만끽할 뿐이 아니라 자유를 억압받는 다른 사람도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자연히 자유는 정의의 문제가 된다. 흑인의 문제는 흑인만의 문제가 아니고 북한의 인권 문제는 북한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한 배에 탔고 공동책임감 같은 것을 느껴야 한다. 자유를 제한하면서도 유토피아를 선전한 공산주의의 말로를 보면서 자유가 주의나 사상보다 낫다는 것을 인류는 뼈저리게 깨달았다.

1776년 미국의 독립선언서가 선포되었다. 이 선언서에 56명의 지도자들이 영국의 압제에 대항하여 서명하였다. 그것은 붓을 놀리면 되는 쉬운 일이 아니라 목숨을 건 서명이었다. 그들 56명 중 제 명을 다 산 사람은 몇 명 안 된다. 다섯 명은 영국군에 체포되어 고문을 당한 끝에 죽었고, 아홉 명은 전화 속에서 전사하였으며, 열 두 명은 재산을 완전 파괴 방화당하고 자녀들은 전사하였다.

버지니아의 부호 토마스 넬슨은 전 재산 200만 달러를 던져 프랑스 함대를 유치하여 영국과 싸웠다. 결국 사재를 국방비로 쓴 것이지만 독립 후에도 반환받지 않고 그의 은행 계정은 파산 상태로 세상을 떠났다. 델라웨어의 토마스 맥킨은 영국군의 수색에 쫓겨 다섯 달 동안에 다섯 번 이사를 하며 도망 다녔다고 한다. 자유를 위하여 고생하고 피 흘린 사람들 덕분에 오늘의 미국이 건설될 수 있었던 것이다.

넬슨 만델라는 27년 동안 감옥에서 살았는데 “그래도 내가 사는 목적은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위해서이다.”고 하였다. 아이젠하워 대통령도 “믿음과 자유가 미국 안에 보장되고 있는 한 미국은 잘못된 것이 하나도 없다.”고 하였다. 극단적인 표현이긴 하지만 자유는 한 나라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평가 기준이 된다는 뜻이다.

미국의 제도와 문화는 이민자들에 의해 꽃이 피었다. 영국계 이민자들은 자유의 법제화와 민주주의의 기초를 놓았으며, 아일랜드계는 기독교신앙의 뿌리를 세웠고, 독일계는 교육제도와 클래식음악을, 이탈리아계는 조각 석조건축법 음악 등 예술에 공이 크다.

유대인 이민들은 철저한 가정교육의 본과 학문의 길을 닦아 대학교육, 과학, 의학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며, 동 유럽계는 춤 미술 봉제기술면에서 공을 세웠다.

물론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아프리카에서 온 흑인들이다. 유일한 미국음악인 재즈를 창조하였고 농업기술 개발과 인권앙양, 평등평화운동, 경제적 정의, 교육 취업 거주의 차별 철폐, 공정한 선거 참여 등 눈부신 공을 세웠다. 이제 한국계 이민은 어떤 발자국을 미국역사에 남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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