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한국 정부는 두 달 전 가주에서 광우병에 걸린 소가 발견되면서 취했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검역 강화를 중단했다. 놀라운 것은 이번 발표에 대한 국내의 반응이다. 이를 규탄하는 성명도, 시위도, 아무 것도 없이 쥐 죽은 듯 조용하기만 하다. “당장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라”고 외치던 그 많은 단체 대표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
두 달 전 미국에서 광우병에 걸린 소가 나왔다는 뉴스가 터지자마자 한국의 ‘시민단체’들은 4년 전 촛불로 서울 시내를 뒤덮었던 영광을 재현하고자 기를 썼다. 다시 한 번 촛불로 이명박 정권을 지지자고 촉구했지만 막상 시위에 나온 사람들은 그 때의 1/10이 될까 말까였다.
옛날 시위를 주도했던 여중생들 모습도 별로 보이지 않았다. 왜 이렇게 참여가 저조하냐는 질문에 대해 한 여학생은 “그 동안 보도를 통해 미국산 쇠고기가 그렇게 위험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중간고사가 있는 때였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국민의 생명과 검역 주권보다 시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나 보다.
지난 13일은 효순 미선 양이 훈련 중이던 미군 장갑차에 치어 숨진 지 10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이날을 기점으로 10년 전 한국을 휩쓸던 반미 광풍을 재현시켜 보려던 ‘시민단체’들의 기도도 어긋났다. 희생자들 가족들이 “더 이상 여학생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밝혔기 때문이다. 이들을 취재하러 갔던 한 ‘진보’ 언론 기자는 문전에서 쫓겨났다.
“망국적 매국 조약”이라고 규탄 받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지 석 달이 지났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발효 이후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는 전 달에 비해 3배, 전년에 비해 2배가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속도로 나간다면 한국은 무역 흑자가 급증해 망한 첫 번째 나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10년 전 이 맘 때 국군 장병들이 서해안에서 도발을 일으킨 북한 함정과 피 흘리며 맞서 싸우다 죽어갔을 때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은 월드컵 축구 경기를 관람하러 일본으로 갔다. 이들의 장례식장이나 매년 열린 추모 행사장에는 효순 미선 양의 죽음을 친딸보다 애도하던 ‘시민단체’들은 말할 것도 없고 한국의 대통령조차 얼굴을 보인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러나 이 모두보다 더 가증스러운 것은 노무현 정부가 보여준 KAL 폭파범 김현희에 대한 태도다. 일부 ‘시민단체’는 물론이고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 방송 3사, 국정원까지 나서 김현희가 가짜임을 증명하기 위해 무진 애를 썼다. 그리고는 실패했다. 김현희는 최근 인터뷰에서 “노무현 정부가 자신을 이민 가도록 종용한 후 가짜라 도망간 것처럼 몰려 했다”며 “살던 집까지 노출시키는 바람에 5년 동안 도망 다니며 살아야 했다”고 털어놨다.
자국민을 상대로 테러를 저지른 범인을 조작으로 몰아 북한에 면죄부를 주려는 정부와 이를 부추긴 세력들은 도대체 어느 나라 정부, 어느 나라 국민인가. 노무현 정부의 실정에 실망한 국민이 표를 몰아줘 500만 표라는 엄청난 차이로 대선에서 이기고도 자기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모르고 우왕좌왕 하다 임기 말이 다 되어서야 ‘종북은 나쁘다’고 겨우 한마디 한 이명박 정부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천우신조로 그 와중에도 대한민국은 망하지 않았고 요즘 통합진보당이 스스로 치고받으며 그 추악한 생 얼굴을 드러내면서 국민들도 이제는 점차 종북 좌파의 실체에 눈뜨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효순 미선 10주기, 한미 FTA 발효에도 한국이 조용한 것은 이들이 통진당의 내분과 신뢰 상실로 힘을 잃었기 때문이리라. 한 동안 재미 보던 반미 장사도 이제는 한 물 갔나 보다.
한국은 지금도 호시탐탐 적화를 노리는 북한의 김씨 왕조를 지척에 두고 있다. 김씨 왕조를 자신의 조국으로 아는 종북 주사파는 백해무익한 한국 사회의 암 덩어리다. 한국 국민과 정부는 지금이라도 이들을 도려내기 위한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민경훈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