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토리 메이커가 되라”

2012-06-1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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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만(목사)

힘든 시련을 딛고 일어선 사람의 스토리 안에는 사람을 감동시키는 힘이 있다. 감동 스토리의 위력을 나타내는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은 다 민족으로 이루어진 멜팅 팟(melting pot)의 나라이지만 청교도의 신앙과 건국과 관련된 감동 이야기로 굳게 결속되어 어느 나라도 따라올 수 없는 강력한 국가를 형성하고 있다. 5,000년 동안 나라 없는 디아스포라로 살다가 1948년에 극적으로 독립한 이스라엘도 마찬가지다. 성경에서 하나님이 이스라엘 조상에게 약속한 가나안 땅 이야기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유대 민족을 하나로 묶는 구심점이 되었다. 이처럼 평범한 스토리가 누구나 감동하는 의미로 발효(醱酵)될 때 거기서 신비로운 힘이 분출된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은 가슴이 메말라 있다. 그래서 누구나 감동이 담긴 스토리를 고대한다. 탁월한 리더란 누구인가. 모든 사람이 감동할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다. 하나의 감동 스토리는 놀라운 울림이 되어 세상을 변화시키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간다.
겁이 많고 도전 정신이 빈약하여 늘 블레셋에게 당하기만 했던 이스라엘 백성을 보라. 하루는 사울이 지휘하는 이스라엘 군대와 거인 장수 골리앗이 지휘하는 강한 블레셋 군대가 서로 만나 피할 수 없는 전쟁을 하게 되었다. 상식적으로 보면 블레셋의 승리가 당연하다.


블레셋의 지휘관 골리앗은 키가 2미터가 넘는 거인인데다가 철갑옷을 입고 11킬로그램이나 되는 창과 방패를 들고서 에베스담밈 언덕위에 성난 곰처럼 우뚝 서 있었다. 그런데 다윗은 어떤가. 그는 아직 소년이었다. 더군다나 그에겐 변변한 무기나 갑옷이 없었다. 가진 것은 고작 물맷돌 다섯이 전부였다.

절대 불리한 상황이다. 그러나 소년 다윗은 하나님만 의지하고 물맷돌을 날려 눈 깜박할 사이에 거인 장수 골리앗을 거꾸러뜨렸다. 엘라 골짜기에 숨어 싸움을 구경하고 있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다윗의 승전 이야기를 듣고 자리를 박차고 뛰어나와 블레셋 군대를 향하여 벌떼처럼 달려들었다. 겁에 질린 블레셋 군대는 몇 발자국 도망도 가지 못하고 다윗의 승리 이야기로 고무된 이스라엘 군대의 기세에 눌려 그 자리에서 전멸 당하고 말았다. 스토리의 힘이 이렇게 위대하다.

스토리의 힘은 전쟁에서만 위력을 발하는 것이 아니다. 짧은 한 줄의 문장에서부터 거대한 청중 앞의 연설에 이르기 까지 그것이 차지하는 비중은 막중하다. 예수님의 설교를 보라. 언제나 감동 스토리로 가득 차 있다. 그분은 스토리텔러(storyteller)의 대가이다. 딱딱한 율법주의의 방식을 버리고 자연과 삶속에 녹아 있는 친근한 이야기와 비유로 풀어나가는 설교 방식은 배우지 못한 갈릴리변방의 서민들에게 큰 감동과 공감을 일으켜 그를 따르는 제자로 만들었다.

이스라엘 민족이 위기에 처할 때 마다 교훈으로 삼는 감동 스토리가 있다. 1973년 10월 6일 팔레스타인에서 갑자기 터진 욤키풀 전쟁(Yom Kippur War)이야기다. 이는 당시 이집트와 시리아가 중심이 된 아랍 연합군이 수 천대의 탱크와 소련제 비밀 신병기 사거(Sagger)미사일을 앞 세워 기습한 대 이스라엘 침략 전쟁을 말한다.

이 전쟁은 많은 사람의 예상을 깨고 보름 만에 이스라엘의 대승으로 끝났다. 이스라엘에게 승리를 안겨준 기적은 정확하게 욤기풀 금식 기도회가 끝난 직후에 나타났다.

당신은 리더인가. 서있는 그 자리에서 누구나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생산하는 스토리메이커(story maker)가 되라. 감동이 메마른 이 시대는 그런 리더를 대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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