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후보 단일화에 거는 기대

2012-06-0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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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우(사회1팀 기자)

오는 9월13일 실시되는 뉴욕주의회 예비선거를 앞두고 한인 후보들이 잇따라 출마를 선언하면서 선거 분위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무엇보다 올해는 10년 만의 선거구 재조정으로 이전보다 아시안 유권자들이 밀집한 선거구가 형성되면서 한인 정치인 배출에 대한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지금까지 출마를 공식 선언한 한인 후보들만 4명. 뉴욕주상원 16선거구 공화당 예비선거에 J.D. 김 변호사가 처음으로 주의회 진출 도전에 나섰고, 주하원 40선거구 공화당 예비선거에는 한양희 퀸즈한인회 정책고문이 출사표를 던지며 한인사회에 선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주하원 40지구 민주당 예비선거 경우에는 일찌감치 출마 선언을 한 이명석 전 퀸즈한인회장과 퀸즈민주당위원회의 공식 지명을 받은 론 김 전 뉴욕주지사실 퀸즈지역 담당관 등 2명이 출마, 한인 후보간 경선이 불가피해지면서 한인사회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일부에서는 한인후보간의 경쟁이 자칫 또다시 한인 정치인 배출을 늦추는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3년 전 뉴욕시의원 20선거구 민주당예비선거 당시 정승진 민권센터 회장과 존 최 전 존 리우 뉴욕시의원 보좌관 등 한인 2명이 동시에 출마하면서 한인들의 표가 분산, 결국 중국계 옌 초우 후보에게 패배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민권센터의 유권자 분석 현황에 따르면 40지구 전체 유권자는 4만8,703명으로 이 중 아시안 유권자는 1만8,736명(38%), 한인 유권자는 5,289명(11%)이다. 이중 민주당 예비선거에 투표할 수 있는 민주당 소속 한인유권자는 3,404명으로 전체 민주당 유권자 2만9,792명 중 11%에 불과하다.보통 민주당 예비선거의 당선 가능성을 3,000표로 가정하고, 한인 유권자의 투표율이 30%대인 점을 감안할 경우 한명의 후보가 한인 유권자 유효 투표를 모두 차지한데도 1,021표에 그치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인 유효 유권자들의 몰표를 받아도 당선 가능성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한인 유권자들의 표가 둘로 갈린다면 실패는 불 보듯 뻔하다.이 후보와 김 후보는 6일 각각 청원서명서 확보 캠페인과 공식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본격적인 선거 캠페인에 돌입했다. 두 후보는 모두 기자회견 자리에서 후보 단일화는 배제한 체 선거에 돌입할 뜻을 다시 한 번 밝혔다. 물론 두 후보 모두 쉽게 이번 선거에서 물러서기 힘들 것이다. 후보로서 이번 선거가 일생일대에서 놓칠 수 없는 기회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미 한인 유력 후보들에게 의사를 타진한 뒤, 한인 정치력 신장이라는 명분을 걸고 출마한 이명석 후보나 지난 2009년 뉴욕시의원 선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물밑에서 퀸즈민주당위원회의 공식지지를 받기 위해 준비해온 김 후보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이대로 두 후보 모두 한 치의 양보없는 경쟁을 계속 한다면 결국 2009년처럼 중국계 등 타인종 후보에게 승리를 넘겨주는 어리석은 짓을 다시 한번 재연할 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번 만큼은 기필코 한인후보간 단일화를 이뤄 한인 정치인 배출이라는 한인사회의 오랜 숙원을 풀어보자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두 후보 모두 진정한 한인 커뮤니티의 발전을 위한 통큰 결단에 대해 심사 숙고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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