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인 우울증

2012-05-1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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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소연(뉴욕시립대 교수/한미정신건강협회 부회장)

최근 노인들이 겪는 심리변화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중 많은 연구들이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 노인들의 우울증이 타 인종에 비해 훨씬 심각하다고 보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노인들이 겪는 우울증은 어떤 것일까?
노년기로 접어들면서 여러 가지 심리적인 변화를 겪기도 하는데, 그중 흔히 경험되는 변화중 하나가 우울증이다. 우리가 감기나 몸살에 걸렸을 때 약을 먹거나 의사를 찾기도 하는데, 흔히 마음의 감기라고 불리는 우울증은 다른 병들과 마찬가지로 꼭 치료가 필요한 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젊었을 때는 우울증을 경험하지 않다가 왜 갑자기 나이가 들면서 우울증이 생길까 하는 궁금증을 갖게 되는데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대표적으로, 은퇴 혹은 배우자와의 사별 등 생활의 큰 변화를 꼽을 수 있다. 또한 성인병 및 여러 질병들을 겪으면서 우울증이 동반되기도 하고, 뇌 기능의 변화가 우울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노인들이나 가족 및 친구들이 중요하게 보아야 할 우울증의 대표적인 증상들 몇 가지를 살펴보면 그중 한 가지가 ‘가성치매’이다. 많은 한인 어른들이 우울감이나 죄책감을 비롯한 다양한 감정, 특히 부정적인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데 서툴거나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나이가 들면 기분이 쳐지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을 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우울증이 기억력 감퇴 등 여러 가지 인지기능의 저하와 같은 치매 증상과 비슷하게 표출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우울증이 치매라는 가면을 쓰고 나타났다고 하여 이를 ‘가성치매’라고 부른다.

또 다른 우울증의 증상으로는 다양한 신체증상이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수면장애이다. 잠을 너무 많이 잔다거나, 잠들기가 어렵다거나 혹은 너무 자주 깨는 등의 증상들이 모두 수면장애에 해당한다. 우울증을 나타낼 수 있는 또 다른 신체증상으로는 호흡문제를 들 수 있다. 갑자기 가슴이 막히는 듯하거나 가슴이 터질 것처럼 답답함을 느끼는 경우가 호흡문제에 해당한다. 또 다른 우울
증의 증상으로는 의욕상실과 무력감을 꼽을 수 있다.

본인 혹은 가족이나 친구가 지금까지 살펴본 증상들을 경험하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가까운 병원이나 클리닉에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우울증 증상 대부분은 자가증상들이기 때문에 정신건강 전문가로부터 검사를 받아서 올바르게 우울증을 진단받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진단 후, 정신과의사를 비롯한 정신건강 전문가들로부터 약을 비롯한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우울증 약은 모든 약이 그렇듯이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다. 약을 복용한 후 견디기 힘든 부작용을 겪게 된다면, 의사에게 연락하여 다른 약을 처방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같은 진통제도 어떤 사람은 에드빌이, 어떤 사람은 타이레놀이 더 잘 듣기도 하듯, 우울증 약 또한 본인에게 맞는 약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약물 치료와 더불어 상담치료가 병행될 경우 더 큰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상담치료를 받으면서 약 복용양을 줄여나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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