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구 노리는 외계 괴물들을 물리쳐라”

2012-05-0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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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벤저스’(The Avengers) ★★★(5개 만점)

▶ 만화 수퍼히로들 출동 재미 넘치는 입체 영화

“지구 노리는 외계 괴물들을 물리쳐라”

토르(왼쪽)와 캡틴 아메리카가 외계서 지구를 침공한 괴물들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마블만화의 수퍼 히로들이 총 출동해서 지구와 인류를 정복하고 지배하려는 무시무시하고 막강한 파괴력을 지닌 사악한 외계의 괴물들과 싸우느라 난리법석을 떠는 살아 있는 만화 같은 입체영화로 여름철 팝콘영화의 선두작이다.

액션이 콩 튀듯 하고 위트와 유머도 있으며 또 스크린 시간을 적절히 배분 받은 여러 수퍼 히로들의 콤비도 좋아 보고 즐길 만하지만 판에 박은 살아 있는 장난감 영화요, 비디오게임 같은 영화다.
수퍼 히로 팬들의 열화와도 같은 기대 속에 엄청난 히트를 할 것이 예상되는데 뛰어난 컴퓨터 시각효과와 프로덕션 디자인과 세트 그리고 입체감과 힘찬 리듬 및 쾌속진행에도 불구하고 역시 치고 박고 때려 부수는 난장판 영화임에 분명하다.

이런 파괴위주의 영화로선 대사와 인물개발이 썩 잘된 편이나 특수효과가 너무 지나쳐 배우들은 기술의 꼭두각시로 전락했다. 배우들이 연기한다기보다 컴퓨터가 그것을 대행하다시피 하는 영화로 상영시간 143분은 너무 길다.


천둥번개신 토르(크리스 헴스워스)의 성질 급하고 권력욕에 눈이 먼 이복형제 로키(탐 히들스턴)가 지구를 말아먹기 위해 하늘서 땅으로 내려와 무한하고 엄청난 힘을 지닌 입방체 테세랙을 훔친다.
이 과정에서 로키는 닉 휴리(새뮤얼 L. 잭슨)가 지휘하는 지구를 지키는 법집행기관 쉴드의 요원으로 활을 잘 쏘는 클린트 바튼/호크아이(제레미 레너)에게 마술을 부려 그를 자기 졸개로 삼는다. 나중에 쉴드의 공중을 떠다니는 항공모함 같은 본부에서 호크아이와 또 다른 쉴드 요원으로 날렵하고 똑똑한 나타샤 로마노프/블랙 위도(스칼렛 조핸슨) 간에 육박전이 벌어지면서 호크아이는 블랙 위도에게 터지고 차이다가 녹다운 된다.

닉은 로키가 테세랙으로부터 힘을 빼내 악용하기 전에 이를 회수하기 위해 마블만화 속의 수퍼 히로들을 총집합시킨다. 토르와 백만장자 플레이보이 토니 스타크/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아이언맨이 구시대 수퍼 히로라고 놀리는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 그리고 인도 달동네에서 구호사업을 펼치고 있는 브루스 배너/헐크(마크 러팔로) 등이 본부로 호출, 엘리트 특수부대 ‘어벤저스’를 구성한다.
이들이 함께 모이기 전까지 그들의 개인생활이 재치 있게 묘사된다. 그런데 저마다 수퍼 히로의 자존심들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각자의 부푼 이고를 주체 못해 처음에 만날 때 신경전을 벌이는데 위트 있게 처리됐다. 그리고 브루스의 화가 난 변신인 초록 거인인 헐크는 처음에 자기 분노를 제어 못해 동료들인 다른 ‘어벤저스’ 요원들과 격투를 벌이면서 쉴드 본부를 쑥대밭으로 만들어놓는다.

클라이맥스는 테세랙으로부터 힘을 추출해낸 로키가 외계에서 불러들인 가공할 파괴력을 지닌 흉측하게 생긴 괴물들과 ‘어벤저스’간의 결사전투로 장식된다. 대도시와 쉴드 본부에서 장시간 진행되는 시끄럽고 어지러운 액션이 장관인데 과다해 체할 것 같다.
‘어벤저스’들 중에서 가장 인물묘사가 뚜렷한 것이 아이언맨. 다우니 주니어가 자기 비하를 즐기는 익살꾼 역을 재미있게 한다. 촬영도 좋고 음악도 신나게 액션을 반주한다. 속편이 나올 것은 뻔한 일. 조쉬 위든 감독. PG-13. Disney. CGV 극장(한글 자막) 등 전지역.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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