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싸움’도 배워야 한다

2012-04-1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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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경(리틀넥)

‘싸움’도 다른 공부처럼 잘 배워야 한다. 싸움을 잘 할줄 아는 사람은 그동안 살면서 여러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기에 이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이며 질 수 있다는 사실과, 졌을 때에 느끼게 되는 감정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또 어떤 경우에 먼저 공격을 해야 할지, 어떤 경우에 받아쳐야 할지, 어떤 경우에 일단 피하거나 상대의 공격을 막고 기회를 만들어 공격해야 할지 수많은 경우에 대해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또한 어떤 공격이 야유를 받는지, 어떻게 해야 박수를 받게 되는지도 잘 알 수 있다.

그중에는 내가 공격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나를 쉽게 공격할 수 없게끔 자세를 갖추는 방법도 있다. 내 실력이 상대방보다 훨씬 좋으면 구태여 내가 먼저 경솔하게 공격하지 않아도 된다. 좋은 매너로 버티기만 해도 내가 승자가 될 수 있다.상대방이 내가 만만치 않음을 알면 감히 내게 쉽게 싸움을 걸어올 수 없으며 설령 걸어온다 하더라도 쉽게 맞지도 않는다.

싸움의 방법은 어려서 부터 일찍 가르쳐줄 필요가 있다. 싸움의 기술은 몸동작에 있는 것보다는 잘 볼줄 알고 잘 판단할 줄 아는 기술을 배우는 것이다.
문제가 있을 때 공연히 피하기만 하거나, 머리속으로나. 마음속에 쌓아두기만 하여 어느날 갑자기 폭발시킬 것이 아니라 평소 잘 익혀둔 문제해결의 방식으로 싸움을 잘 치루는 것도 큰 싸움을 피해가는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컴퓨터와 게임기에만 매달려 가지고는 마음에 쌓인 울분을 해소할 수 없다. 나가서 사람들과 함께 딩굴고 싸우며 정의와 비굴, 판단과 경쟁, 인내와 화해를 배우고 해야만 진정한 싸움의 의미와 어떤 것이 진정한 용기와 승리인지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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