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한인사회가 살 길은 미국의 정치참여다

2012-04-1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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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국에서 치러진 제 19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과반의석을 확보한 새누리당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곳에서도 역사상 처음 참정권실시로 유권자들이 이미 이달 초에 자신의 한 표를 행사했다. 한인들도 후보당락에 대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었다.

한동안 시끌벅적하던 한국의 선거는 이제 끝났다. 지금부터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의 정치이고 선거참여다. 물론 한국은 우리의 조국이어서 잘되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러나 한국정치에만 관심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번 총선에서도 드러났듯이 관심 갖고 투표한 미주 유권자는 불과 2.7%밖에 되지 않았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우리가 아무리 머리를 조아려도 비례대표 의석 하나 주지 않았다. 현실의 이익과 직결돼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반증들이다.

우리는 이제 한국에 보이던 관심을 미국정치에 돌려야 한다. 우리의 정치력은 커뮤니티가 얻을 수 있는 혜택의 잣대이자 우리의 후손들이 이 땅에 정착할 수 있는 근간이 되기 때문이다. 주류사회에서 소수인종이 살아남는 길은 집단의 정치력 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는 유권자등록을 많이 하고 선거 때 투표에 적극 참여하는 길이다. 정치력이 약한 집단은 무시당하고 정부로부터의 혜택도 제대로 수혜하기 어렵다. 우리의 2세, 3세들이 어떠한 대접을 받을지도 자명한 일이다.

한인들은 정치력 신장에 관심이 미흡한 편이다. 그래도 그동안 뜨거운 유권자등록 캠페인에 의해 전보다는 많이 높아졌다. 그 결과 한인유권자센터의 경우 현재 뉴욕에서 약 1만2,000, 뉴저지에서는 1만2.000개 정도의 유권자등록을 마친 상태다. 이제 미국 정치인들이 한인사회의 힘을 의식하고 찾아오기 시작했다. 우리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고 있는 반가운 조짐이다. 우리가 조금만 더 박차를 가하면 정치력 신장의 길이 보인다. 한인들의 많은 유권자등록, 투표참여율에 따라 미국의 정치인들은 우리의 요구사항에 귀를 기울이고 들어주려고 노력하게 될 것이다. 이 땅에서 한인들이 대우받고 당당하게 살 길은 거듭 강조하지만 한국의 정치가 아니라 미국의 정치참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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