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행복한 자녀 만들기

2012-04-0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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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희 (한미정신건강협회 회장/ 소아정신병원 심리치료사)

우리 자녀들은 주류사회 아이들보다 환경적으로 2-3배 더 많은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가고 있는 것을 어른들이 알 필요가 있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보면 미국에서 눈에 띄는 외양을 가진 소수민족이자 이민자의 자녀로 자라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들을 지지해주고 힘을 주어야 하는 부모들 또한 새로운 문화와 언어에 적응하며 경제적으로 정착하기 위해 동분 서주 하다 보면 아이들의 어려움을 살펴 주기엔 너무나 지쳐버린 자신들의 모습을 발견하곤 하는 것이 이민의 현실이다. 게다가 도움을 주기엔 너무나 생소한 이곳의 문화와 시스템 또 언어에 익숙치 못한 부모들은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막막한 심정이 되곤 한다.

이 밖에도 부모와 자식간에 서로의 생각과 문화의 다름으로 많은 갈등을겪게 되는데 유교의 영향을 받은 우리 부모들은 자녀와의 관계를 주종 관계로 보고 부모에 대한 무조적인 복종을 기대한다. 반면, 미국에서 자란 우리 자녀들은 다른 주류아이들처럼 자신들도 민주적인 가정에서 자신들의 생각이 존중받기를 원하게 된다. 이런 갈등이 서로간의 언어의 차이로 충분히 대화로 해소되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목격하게 된다. 어릴 때의 정신건강은 아이들의 일생을 위해 무척 중요하다. 왜냐하면 아이들의 순조로운 사회성, 정서발달이 정신적으로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해 나가는 데 중요한 초석이 되기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위기를 탄력성있게 잘 극복한 아이들의 특징이 높은 사회 적응 능력과 뛰어난 사회성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친구들 과 잘 어울릴 수 있고 잘 받아들여 지는 아이들은 당연히 학교생활을 즐거워 하게 되고 긍정적인 마음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되며 그러므로 학습 능력도 본인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발휘 할 수 있게 된다. 공부만 잘하면 친구들 사이에서 대체적으로 인정받는 한국과는 달리 이 곳 아이들의 문화는사회성 없이 공부만 잘 하는 아이들을 “Nerd’라고 조롱하며 소외시키므로 자긍심 형성에 큰
어려움을 겪게된다. 일반적으로 미국인들이 한인및 아시안을 보는 눈은 자신의 의사와 감정 표현이 미숙하고 이곳 사회의 적절한 매너와 사회성이 부족하므로 이방인 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이런 것들은 감정 표현을 하는 것을 미 성숙한 것으로 보고 눈을 맞추고 상대방을 당당히 대하는 태도를 무례함으로 보는 우리의 유교 문화에서 나온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런 이유로 가정에서 이곳 문화와는다른 훈육법으로자라난 우리 자녀들은, 가정 바깥 미국사회에서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적절할 지에 대해 혼란을 겪게 되는데, 자녀들이 이 곳에서 잘 적응하고 받아들여 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부모에 대한 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모들이 이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학교 성적을 잘 낼 수 있도록 열심히 도움을 주는 것과 균형을 맞춰, 미국사는 데 필요한 적절한 사회성, 매너, 및 대인 관계기술이 잘 키워 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또한 자녀들이 한국인이자 미국인으로 두 문화의 차이를 잘 이해하고 수용하여 바른 정체성 확립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이 땅에서 주인의식을 가지고 다른 주류 아이들과 나란히 어깨를
맞댈 수 있는 자긍심 있고 행복한 자녀로 키워지도록 도와주어야 하겠다. 이를 위해 우리 부모님들과 한인사회가 힘을 합쳐 적절한 방법을 함께 모색하는 것이 앞으로 중요한 관건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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