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철원 변호사의 갑작스런 사망

2012-03-0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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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진(변호사/ 목사)

김철원 변호사가 심장마비로 지난 1일 사망했다는 충격적인 비보를 접하고 매우 놀랐다. 김 변호사는 1.5세로 이제 겨우 나이 45세이다. 그의 갑작스런 사망은 가족에게는 큰 슬픔과 비극이요, 뉴욕한인사회에는 크나큰 손실이다. 김 변호사는 주위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아왔다. 나 역시 김 변호사를 좋아했다. 훤칠한 키에 웃음 띤 얼굴의 그는 언제나 활발하고 소박했다. 그를 생각할 때 언제나 떠오르는 것은 그의 소박한 너털웃음이다.

김 변호사와 나는 한때 변호사협회에서 함께 봉사했으며 그의 사무실과 나의 사무실이 플러싱 메인스트리트의 한 부락 안에 있어 자주 얼굴을 마주치는 사이였다. 2년 전 퀸즈식물원 후원행사에 갔었다. 그가 후원회장을 맡고 있을 때였으며 나는 변호사업무에서 은퇴하고 다른 일에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 때였다. 그는 나를 반가이 맞으면서 한번 자기 사무실로 들려서 점심이나 하자고 했다.


김 변호사는 상해전문변호사로 크게 성공하고 있었다. 지난 10년 동안 그가 한인사회에서 한 활동은 눈부시다. 그가 사회단체의 장이나 이사로 참여하여 정열을 쏟았던 단체를 열거하자면 y-KAN, 공영방송채널13한인후원회, 라과디아커뮤니티칼리지, 퀸즈커뮤니티보드, 퀸즈식물원한인후원회, 미주한인청소년재단, 뉴욕밀알선교단, 뉴욕한인회, 뉴욕한인변호사협회 등을 들 수 있다.

김 변호사는 한인사회를 대표해 주류사회에 크게 진출할 수 있는 인물로 나는 기대를 해왔다. 그는 자신의 직업과 가정에 충실하며 여러 사회단체에 가담하여 헌신적인 봉사로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반면 그는 정치단체에는 큰 관심을 나타내지 않았다. 그는 능력이나 열정을 볼 때 예비정치인이 갖추어야 할 충분한 자질을 소유하고 있는 인물이었다. 우선 1.5세로 이곳에서 모든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언어와 문화의 장벽이 없으며, 투철한 봉사정신이 있으며, 전문인으로서 풍부한 식견과 경험을 갖추고 있었다. 나는 때가 오면 그를 미 주류정계에 도전을 하도록 권고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제 그 꿈은 한갓 기대와 꿈으로 끝나고 말았다.

한인사회는 우리를 대표할 수 있는 많은 후세들이 미 주류정치에 참여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후세들의 정치참여는 우리 커뮤니티가 안고 있는 큰 과제이다. 한인사회가 표면적으로는 여러 가지 면에서 타 소수민족에 비해 우수한 것처럼 비쳐지고 있지만 이것은 우물 안 개구리식 평가다. 바깥 세계를 정확하게 바라보지 못하고 내리는 판단이다. 주류사회에 대한 참여도는 타 민족에 비해 훨씬 뒤 떨어져 있으며 특히 정치참여는 더할 나위가 없다. 우리보다 이민역사가 짧은 월남인들 보다 한인들의 주류사회참여와 정치참여가 훨씬 뒤떨어져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자격을 갖춘 후세들의 한인사회를 대변할 수 있는 정치인 배출이 절실히 요청되는 이때, 김 변호사와 같은 훌륭한 재목을 잃어버린 것은 한인사회의 커다란 손실이라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다.
슬픔에 잠긴 김 변호사 가족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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