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뉴욕 세종학당 설립 문제없나

2012-02-1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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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최근 미동부 최초로 한글교육 문화기관 ‘세종학당’ 설립이 인가되자 한인사회 관련기관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뉴욕의 세종학당은 지난달 26일 신생단체인 한미헤리티지 교육재단에 지정되면서 생긴 기관이다. 이번 사태는 한미헤리티지 교육재단에 대한 선정이나 활동 계획 등이 현실화될 때까지 그동안 수백 개의 현지 한글학교 및 문화단체들이 전혀 배제된 상태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생긴 문제이다.

뉴욕의 세종학당은 해외에서 타인종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교육한다는 취지하에 현재 한국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어세계재단이 전세계에 설립한 기존의 75개를 포함, 이번에 추가된 15개 기관중의 하나이다. 이번에 선정된 한미헤리티지 교육재단은 오는 3월부터 타민족과 한인 2세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교육한다고 하나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드러난 것은 없다. 이를 접한 뉴욕한인교사회는 주뉴욕총영사관 뉴욕한국교육원을 방문해 세종학당 설립에 우려를 표명했다. 재미한국학교 동북부협의회는 한국문화원을 찾아 이번 사태에 관한 진상파악에 나설 예정이고, 기타 교육단체들도 조만간 지역사회 관련단체들과의 공동대응도 모색할 방침이라고 한다.

현지 관계자들은 느닷없이 설립된 세종학당의 선정절차나 검증과정, 주말한국학교와 크게 차이가 나는 정부의 대규모 예산 등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대해 문화원 관계자는 지역 한인교육기관에 지원기회를 제공못한 미흡함을 인정했다. 하지만 현지 한국어 교육관계자의 의견수렴 없이 속전속결 진행된 세종학교 선정에 대한 관련기관의 불만의 목소리는 날로 커져가고 있다.

만일 세종학당의 선정이 공정하고 정확한 검증없이 이루어진 것이라면 문제는 심각하다. 이는 수십 년간 한국어 교육과 문화전달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온 현지 교육자들의 노고와 헌신, 한인2세들의 목마른 한글 교육에 대한 염원을 전면 무시한 처사이다.아시아에 이어 미국, 유럽으로 확산되는 문화한류는 해외에서 한국어 열풍도 함께 동반한다. 드라마와 K-팝과 함께 한국어 바람은 한류의 확대 재생산을 가져올 수 있어 그만큼 중요하다. 세종학당 선정에 대한 한국정부 차원의 명확한 해명과 차후 개선이 속히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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