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트라디바리우스

2012-02-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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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만(목사)

스트라디바리우스(Stradivarius)는 이탈리아의 바이얼린 명장 스트라디바리가 만든 명품 바이얼린 이름이다. 지금까지 어느 바이얼린도 스트라디바리우스를 능가하지 못한다고 알려져 있는 신비로운 명기(名器)다. 스트라디바리우스가 세계 최고의 명기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특별한 제작 과정에 있었다.

바이얼린은 온도의 변화에 민감한 악기이다. 만일 바이얼린을 연주하는 동안에 실내 온도의 영향을 받으면 바로 스트링의 음질(音質)에 영향을 끼친다. 그 정도로 바이얼린은 온도에 예민하다. 그래서 스트라디바리는 온도변화에 잘 견디는 특별한 나무를 구하기 위해 방방곡곡을 헤매고 다녔다.


마침내 그 나무를 알프스 정상에서 찾아냈다. 오랫 동안 매서운 눈보라를 맞으며 자란 침엽수 중 엄선한 나무는 그가 필요한 모든 것을 다 해결해 주었다. 선택된 나무는 베니스강 하류로 운반되어 일 년 정도의 더위와 추위를 거치면서 곤고한 연단을 받게 한다. 그 후 나무를 건져내어 스트라디바리의 집으로 가져다가 나무를 절단한 다음 오븐에 넣고 낮은 온도로 천천히 구워낸다.

렇게 구운 나무를 모래밭에 깊이 파묻어 놓고 2-3년을 또 기다린다. 이런 복잡한 연단의 과정을 거친 나무는 웬만한 온도의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을 뿐 아니라 아주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하여 자연그대로의 소리를 공명해 내는 고품격 바이얼린으로 태어난다.

날카로운 모래알의 시련이 없는 조개 안에서는 영롱한 진주가 만들어지지 않듯이 우리 인간에게도 고통과 시련을 통한 영혼의 울림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속빈 강정과 같이 공허한 삶이 되고 만다. 경복궁을 복원한 명장 도편수 신응수 옹은 이런 의미 있는 말을 했다. “궁궐의 대들보로 쓸 수 있는 소나무 중에 최고는 높은 산에서 자란 적송(赤松)이다.

적송은 나이테가 좁고 속살은 붉다. 나이테가 넓으면 쉽게 자란 나무여서 속살이 하얗고 무르고 쉽게 갈라지고 비틀어진다. 추운 겨울의 눈보라와 험한 비바람을 맞으며 자란 적송이라야 강철같이 단단하고 올곧다. 사람도 이와 같다.”나무의 나이테도 비슷한 의미를 지녔다. 나이테는 춘재((春材)와 추재(秋材)로 나뉜다. 춘재나 추재는 주어진 환경에 따라 형성된다. 부드러운 춘재가 만들어지는 배경에는 언제나 넉넉함이 있다. 봄과 여름이 주는 충분한 물과 햇빛은 나이테의 세포를 부드럽고 희게 만들어 줌으로 재질이 연하나 강단은 없다.

반면에 단단한 추재가 만들어지는 배경에는 언제나 결핍과 고난이 있다. 대지 위에 낙엽을 다 떨어트리고 난 늦가을부터 이듬해 초봄까지의 겨울에는 수분과 햇빛이 넉넉하지 못하다. 고난과 시련도 많다. 그래서 천천히 나이테가 만들어지면서 그 색깔은 짙은 고리 모양이 되고, 강철같이 단단한 재질이 형성된다. 이것이 추재다. 늦게 형성되는 나이테라고 해서 만재(晩材)라고도 한다. 나이테 중에서 추재가 차지하는 비율을 추재율(秋材率)이라고 하는데, 특히 추재율이 큰 침엽수나 향나무는 그 재질이 단단하여 석가레나 기둥감으로 쓰인다.
잊지 말라. 만일 고난과 시련이 없었다면 명품 바이얼린 스트라디바리우스, 추재, 진주는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고난은 하나님의 가장 큰 축복이다.“라는 말이 나왔다.

당신은 리더인가. 강하고 용기 있는 성품을 길러 고난과 시련에 의연히 맞서라. 위대한 인물 일수록 고난과 시련을 통과하면서 단단히 여물고 성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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