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달라스 한·흑 사태 속히 종결돼야

2012-02-0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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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주 달라스에서 한인업주와 흑인목사 간에 벌어진 사소한 말다툼이 자칫 한·흑갈등으로 비화되지 않을까 한인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인들의 생존권이 박탈당했던 LA폭동이나 뉴욕의 래드애플 사태가 상기되기 때문이다.

문제의 사건은 지난달 9일 한인이 운영하는 주유소에서 한 흑인 목사 고객이 가격이 비싸다고 하자 한인업주가 다른 데로 가라고 한 말이 발단이 되었다. 화난 흑인목사가 “당신나라로 가라”고 하자 한인업주가 “당신은 아프리카로 가라”고 맞대응하면서 사태는 점차 비화됐다. 이에 흑인주민들이 이 한인업주를 규탄하며 영업을 방해하고 나섰다.

결국 신고를 받고 경찰이 달려와 시위대는 해산될 수 있었지만 일부 시위대가 지역 언론사에 보도요청을 하며 영향력 있는 인권단체들에 사건신고 및 대응조치를 요구하는 등 사태가 점점 심상치 않은 국면으로 가는 것 같이 보여 모두 조마조마한 분위기였다. 즉시 한인 단체가 나서 흑인단체와의 교섭으로 사태수습을 하기 시작했고, 오늘도 미주총연과 흑인단체가 이 문제로 회동할 것이라고 하니 사태 종결 희소식이 곧 들리기를 고대한다.


이 사건은 다인종 국가인 미국에서 우리가 자칫 타인종과의 사이에서 조그마한 말이나 행동이 얼마든지 큰 사건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고 있다. 1990년 브루클린 청과상 ‘래드애플’에서 시작된 한인업주와 흑인고객간의 작은 마찰이 1년여에 걸친 흑인시위로 해당업소의 생존권이 박탈됐고, 타 한인업소에까지 불똥이 확대될 조짐을 보였었다. 이를 막기 위해 한인들이 시청앞에 모여 생존권 사수를 위한 시위를 대대적으로 벌이는 등 엄청난 사태를 몰고 왔던 사실이 이를 잘 입증해 준다.

다인종문화인 미국에서 우리가 타민족과 갈등과 마찰이 없으려면 말과 행동을 조심하고, 상대를 배려하고 함께 어우러져 살려고 하는 정신이 근본적으로 있어야 한다. 배척하는 마음이 있어서는 다른 인종과 더불어 살수 없다. 이번 달라스 사건은 우리에게 이 점을 교훈으로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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