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단숨에 떠오른 ‘뉴트 깅리치’

2012-01-2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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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동 석(한인유권자센터 상임이사)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연패를 당한 뉴트 깅리치에게 가능성의 한줄기 빛은 선두를 독주하는 롬니의 대항마가 아직 없다는 상황이었다. 확실한 2등이 없기 때문에 롬니를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남부지역 기독교우파의 표를 통째로 먹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노회한 정객, 뉴트 깅리치는 오히려 꼴찌이기 때문에 한방이 먹힐 것이란 확신을 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화려한 말솜씨로 40년 만에 공화당을 다수당으로 만들어서 40대 하원의장의 기록을 세운 그다. 뉴트 깅리치는 칼 로브의 기대치 전략에 주목했다.(언론을 통해서 기대치를 가장 낮추었다가 기회가 오면 유권자들을 놀래키면서 단숨에 1등을 따라잡는 전략이 칼 로브가 단골로 써먹은 전략) 누구도 깅리치가 살아날 것을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여론조사에서도 거의 15% 뒤지고 있었고 더구나 그의 치명적 약점인 여자문제가 수면위에 부상했다. 경선을 이틀 앞둔 찰스톤의 후보토론회에서 CNN의 간판 앵커인 존 킹이 깅리치에게 기회를 주었다. 깅리치의 여자문제를 끄집어 냈다. 깅리치가 더욱 강하게 존 킹을 되받아쳤다. 그렇게 그것을 묻기 때문에 후보토론회가 망한다는 강한 반발이었다. 깅리치는 대답대신에 오히려 강하게 사회자인 존 킹을 꾸짖었다. 바로 이것이 그대로 먹혀들었다.

여자문제를 들고 나오면 깅리치가 어떻게 할 것인가에 공화당 유권자들의 시선이 집중되어 있었다. 의외로 강하게 맞받아친 깅리치의 모습에 유권자들의 시선이 박혔다. 사우스캐롤라이나를 커버하는 공중파, 유선 TV에서는 계속해서 깅리치의 씩씩한 모습이 방영되었다. 하루만에 지지율이 역전 되었다. 뉴트 깅리치, 그는 분명히 다크호스다. 두 번의 후보 토론회로 바이블 벨트의 관문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완벽하게 판세를 뒤엎어 버렸다. 21일 실시된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서 깅리치는 2등인 롬니를 10% 이상의 차이로 따돌리면서 배정된 25명의 대의원 전체를 독식해 버렸다. 논쟁과 토론의 달인답게 그의 순발력이 빛을 냈다.

머틀비치의 토론회에서 일으킨 바람을 그 일주일 후인 19일 찰스톤 후보토론회에서 폭풍으로 만들어 버렸다. 20% 이상 앞지르던 롬니 우세가 단 일주일 만에 180도 바뀌고 말았다. 최하위의 후보에서 한방으로 치고 올랐다. 깅리치를 다크호스로 만든 사우스캐롤라이나 성적은 깅리치가 41%, 롬니가 28%, 샌트롬이 17%, 론 폴이 13%다. 얌전하게 보이지만 고집통이로 소문난 사우스캐롤라이나 공화당유권자들이 깅리치에게 표를 몰아줬다. 그는 1월3일 아이오와의 커커스에선 4명중에 최하위였다. 지지율 10%대의 턱걸이로 아슬아슬하게 2명의 대의원만을 가졌다. 첫 프라이머리인 뉴햄프셔에선 그나마 턱걸이의 10%에도 미치지 못해서 한명의 대의원도 얻지 못했다. 꼴찌였다. 1월10일 뉴 햄프셔 경선직후에 어느 미디어에선 그가 경선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까지 보도했었다. 그런데 그의 한방이 통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소위 바이블 벨트의 관문이다.(정의나 상식보다도 종교성을 앞세우는 기독교 보수주의 집단을 정치세력화 한 남부지역을 뜻한다) 대통령선거 예비경선의 제도가 지금처럼 정착된 후에 공화당에선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예비경선에서 이긴 사람은 반드시 대통령후보가 되었다. 확실한 2인자가 등장했다. 조기 대세론을 기대했던 롬니는 “경선이 길게 갈 것으로 예상한다
”고 했다. 2012년 선거가 흥행으로 역전되었고 그래서 선거경기를 기대해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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