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용의 해에 용처럼 날자

2012-01-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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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주필)
오늘날 인간은 땅과 바다와 하늘을 모두 지배하고 있다. 인간은 이미 수천년전 칼과 창과 활 같은 무기를 개발해 지상의 육축을 지배했으며, 거룻배를 만들어 물고기를 낚고 바다를 건너다니며 삶의 터전을 확장했다. 하지만 인간이 막상 하늘을 정복한 건 불과 100여년의 일이다. 1903년 12월 17일 라이트 형제가 노스캐롤라이나의 바람 부는 키티 호크 해안에서 59초동안 하늘을 난 것이 비행기의 효시였다.라이트 형제가 20세기 벽두에 이룬 이 ‘날틀’의 성공은 인류의 활동영역을 3차원적으로 확장시키는 인류 문명사의 중대한 전환점이 됐다. 새처럼 빠르게 나는 새로운 교통수단의 등장으로 세계가 좁아지게 됐을 뿐만 아니라 인류가 하늘을 넘어 우주로 향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라이트 형제 이전에도 사람들은 하늘을 나는 새를 부러워하며 날기를 갈망했다. 하늘을 나는 꿈이 구체적으로 과학기술과 접목한 것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스케치에 나타났다. 1783년 11월 프랑스의 몽골피에 형제가 만든 열기구에 두 사람이 타고 25분간 5마일을 날아간 것이 인류의 공식적인 첫 비행기록이다. 이들 형제보다 100년이 훨씬 지난 뒤 미국의 라이트 형제가 모터를 장착한 비행기를 타고 처음으로 하늘을 날았다.

라이트 형제는 1896년 독일인이 글라이더 시험비행도중 추락사했다는 뉴스를 듣고 동력장치가 장착돼 스스로 날 수 있는 비행기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운영하던 자전거포를 팽개친 채 머리를 짜냈다.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와 1,000번에 가까운 실험 끝에 인류 역사상 첫 비행기인 ‘라이트 플라이어’를 만들어 1초 모자라는 1분간 하늘을 멋지게 날았다.


인간의 뇌는 최대용량 컴퓨터보다도 정보를 최소한 100만 배 이상 저장할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어마어마한 용량의 뇌를 사람들이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다. 달을 보며 이태백은 시를 읊었지만 라이트 형제는 하늘을 날아보겠다는 꿈을 키웠다. 대학 문턱에도 못간 두 형제는 그 꿈을 멋지게 실현해 그동안 비웃은 주위사람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 이들은 사람의 생각과 꿈과 도전정신이 인류문명 발전의 원동력임을 일깨워준다. 불과 반세기 전만 해도 지금의 아이폰 같은 최첨단의 IT기기로 지구촌 어느 곳에 있는 사람과도 아무 때나
마음대로 교신하며 살 수 있을 것으로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생각과 꿈은 곧 지혜와도 직결된다. 젊은 나이에 유대나라 왕이 된 솔로몬은 하나님이 그에게 무엇이든지 들어주겠다며 소원을 묻자 “백성의 송사를 바르게 다룰 수 있는 지혜를 달라”고 요청했다.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항상 우쭐대지만 모르는 게 더 많은 것이 인간이다. 우리 삶에 지혜가 얼마나 필요하고 중요한 것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우리는 매일 매일 우둔하게 살고 있다. 지혜는 보석과 같은 것이어서 지혜만 있으면 돈, 명예, 권세 같은 것은 자연히 따르게 된다는 사실을 솔로몬은 꿰뚫고 있었다.

어리석은 사람은 당장 눈앞의 물질만 꾀하며 소망 없이 살아간다. 그러나 지혜로운 사람은 당장은 어렵더라도 인내하면서 미래를 생각한다. 프랑스 철학자 파스칼은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했다. 역시 프랑스의 조각가인 로뎅은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명작을 남겼다.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다른 점이 바로 생각하며 꿈꾸는 점임을 일깨워준다

.생쥐 ‘미키 마우스’의 만화가인 월트 디즈니는 생전에 어린이 테마파크를 만드는 것이 꿈이었다. 주위 사람들이 어리석은 짓이라고 비웃었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고 LA에 세계최초의 어린이 왕국인 디즈니랜드를 세웠다. 지구촌 곳곳에 디즈니랜드가 세워진 오늘날 그는 지혜로운 사람으로 평가 받는다. 디즈니는 “꿈을 추구할 용기만 있으면 그 꿈은 현실이 될 수 있다. 기회는 언제나 준비된 자에게만 온다”고 말했다. 실제로 디즈니랜드의 주제음악은 “별에게 소원을 말하면 실현 됩니다”이다.

용의 해인 올해, 우리도 라이트 형제처럼 용 같이 하늘을 나는 꿈을 꾸고, 디즈니처럼 그 꿈을 실현시킬 자신감을 기르자.
juyou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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