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위안부는 20세기 가장 거대한 인신매매사건

2011-12-2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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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사회 2팀 차장)

일본군 강제위안부 이슈가 연말 한인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뉴욕뉴저지한인유권자센터와 커퍼버그 홀로코스트 센터가 ‘위안부 수요 집회 1,000회’를 기념해 지난 주 공동으로 마련한 ‘위안부 할머니와 홀로코스트 생존자와의 만남’ 행사가 도화선이 됐다. 퀸즈보로 커뮤니티 칼리지 대강당과 홀로코스트 센터에서 지난 13일 열린 행사에 참가한 지역 정치인들이 위안부 관련 일본정부의 공식사과와 배상을 한 목소리로 요구한 것은 큰 인상을 남
겼다.

이날 단상에 올라 일본정부에 사과를 요구한 의원은 토니 아벨라 뉴욕주상원의원과 로리 랜크맨 뉴욕주하원의원, 피터 구, 다니엘 홀로란 뉴욕시의원 등이었다. 특히 이들 가운데 토니 아벨라 의원은 지난 15일 일본정부의 강제위안부 공식인정과 사과를 요구하는 서한을 뉴욕일본총영사관에 전달하며 위안부 이슈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아벨라 의원이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 앞으로 보낸 서한에는 “위안부는 20세기 역사상 가장 거대한 인신매매사건(Human Trafficking)으로 피해자들이 있음에도 일본이 사과는 커녕 공식적
인 인정조차 하지 않는 것에 대해 굉장히 실망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한 “독일이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에게 공식 사과한 것처럼 일본도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과하고 역사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아벨라 의원의 이번 서한 전달은 연방의회에서 2007년 ‘일본군 강제위안부 결의안(HR 121)’이 가결된 이후 처음 나온 지역 정치인의 소신 있는 행동이라 한인사회가 이를 크게 반기고 있다. 이번 행사에 대한 일본 측의 강력한 방해 로비가 있었음에도 인권문제에 분연히 일어선 토니 아벨라 의원에게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갈 길은 아직 멀다. 일본에서 지난 18일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 측이 보여준 위안부 문제에 대한 태도는 일본이 아직도 자신들의 잘못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확인케 했다. 때문에 이번처럼 강대국의 힘을 빌려 일본을 압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위안부 문제를 시작으로 동해표기 문제와 독도 영유권 문제 등 산적해 있는 일본의 역사 왜곡 이슈들을 하나하나 올
바로 풀어내려면 일본에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제3자, 즉, 미국과 같은 강대국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미국을 움직일 수 있는 풀뿌리 운동을 바탕으로 한 한인 정치력과 한인사회의 단결이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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