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종군위안부 문제해결 길이 보인다

2011-12-1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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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뉴욕에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홀로코스트 생존자와의 사이에 이루어진 극적인 만남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 같은 시기에 서로 다른 전쟁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전쟁범죄의 산물이라는 동일한 역사적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 사실을 통분하는 것은 홀로코스트의 가해국인 독일은 이미 피해국인 유대인들에게 정식으로 잘못을 사과하고 지금까지 보상을 하고 있는 반면, 일본은 아직도 사과나 보상은 고사하고 그 사실조차 인정을 하지 않고 있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두 전쟁범죄피해 생존자들의 만남은 이를 추진해온 양국의 민간기관들이 함께 손을 잡고 아직도 피해사실을 왜곡하는 반인륜범죄국인 일본에 대해 사과를 촉구하고 인권문제를 전세계에 부각시키려고 한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진다.

홀로코스트와 유권자센터는 홀로코스트와의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 관한 내용을 녹취해 내년부터 실시되는 동아시아 역사교육을 위한 교육용 자료집을 제작, 미전역의 학교 및 기관 등에 알리고 역사책에 수록하는 작업도 지속적으로 벌인다는 방침이다. 일본의 종군위안부 문제 해결과 인권문제 고취를 위한 이들 기관의 지속적인 노력과 하나 하나 맺어지는 결실에 찬사의 박수를 보낸다.이제 우리가 할 일은 민간 기관이 문제해결을 위한 초석을 든든히 마련해 놓은 곳에 힘을 보태는 일이다. 이들의 노력은 지난 2007년 미연방 하원에서 위안부결의안 121의 극적인 통과에 이어 지난해 뉴저지 팰팍에 위안부기림비 건립 등 열매가 속속 맺어지고 있다. 조금만 박차를 가하면 이 사안은 얼마든지 해결을 볼 수 있다. 문제는 우리의 무관심과 무성의가 문제해결의 걸림돌이다.

지난 일본의 쓰나미때 한국은 일본에 500억원의 피해성금을 모았다. 그의 10분의 1만이라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힘을 모았다면 이 사건은 벌써 해결을 보았을 것이다. 이 문제가 지금껏 미해결 상태인 것은 일본의 막무가내인 자세 탓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합해서 문제해결을 하려는 우리 스스로의 노력이 부족했던 점도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독일 정부에게서 유대인이 받아낸 사과나 피해보상도 끈질긴 유대인들의 요청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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