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싸움은 언제 끝날까?

2011-12-1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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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영(목사)
하나님이 천지창조후,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한 것을 적극동의한 사람이 있다. 그는 1966년 제미니9호의 우주비행사 마이클 콜린이다. 미항공우주국 NASA는 우주로 떠나는 그의 목에 ‘HASSELBLAD’카메라 한 대를 걸어주었고 그는 우주여행을 하면서 보기 좋고 아름다운 지구를 향해 셔터를 눌러댔던 것이다.

필자도 한때 핫셀로 풍경을 찍어보았지만 정말 우리가 사는 이 지구야말로 한 폭의 풍경화임에는 틀림없다. 그보다 더 보기에 ‘심히 좋았더라’고 강조한 것은 에덴에 있는 “꽃보다 아름다운 남녀의 모습을 보며 한 말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하나님이 칭찬한 이 커플의 후손들은 이렇게 아름다운 동산에서 유감스럽게도 싸우는 역사를 전개한다. 오래 전 B. C 트로이전쟁부터 전쟁 역사상 가장 잔인했다는 가나안 전쟁, 중세 십자군 전쟁, 장미전쟁, 아편전쟁, 임진왜란, 세계 1차대전, 2차대전도 우리 아름다운 한국여성들 잡아다 위안부로 만든 일본인들의 몹쓸 전쟁이며, 가나안 전쟁 다음으로 잔인했다는 6.25전쟁, 이라크, 아프간 전쟁도 현대판 전쟁이다.

지칠 줄 모르는 이름도 성도 없는 전쟁들까지 다 열거한다면 두터운 책 한 권도 모자랄 것이다. 우리네 지겨운 부부싸움도 사실 아담과 이브로 소급해 올라가면 에덴에서 쫓겨난 책임을 서로 전가하면서 그것도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 정당화 시켜가며 싸우고, 자식들도 배워 형제간에 돌을 던지며 싸웠던 것이 전쟁역사이다. 그래서 발달하는 것이라곤 전쟁무기요 원자폭탄, 수소폭탄 요즘은 무인폭격기까지 개발됐다.


필자가 몇 년전 우연하게도 한 이태리 노인부부를 알고 있었다. 하루는 이 노인 부부가 찾아와 필자에게 사진 한 장을 선물했는데 그 사진은 1973년 3월13일 메디슨 스퀘어가든에서 열렸던 그 유명했던 월드컵 헤비급 챔피언십 경기때 사진이었다. 그 사진 속에는 알리는 KO가 되어 링 바닥에 쓰러져 있고 프레이저는 한 젊은 심판이 말리고 있는 장면’이었다. 그 노인이 나에게 물었다. “여기 싸움 말리는 이 젊은이가 나와 좀 닮지 않았소?”하는 것이었다. 그때서야 눈치 없는 나는 아, 이 노인이 바로 이 사진 속에 알리와 프레이저를 심판한 유명한 레프리 아서 메르자테임을 알아차렸지만 그는 나를 붙들고 그때의 생생했던 역사적 경기를 설명하느라 침을 튀기며 흥분하고 있었다.

“이 사진이 복싱 역사상 가장 관심이 컸고 치열했던 싸움이었소!”하며 당시의 뜨거웠던 경기분위기를 이끌어갔던 그 노장의 얼굴에서는 오히려 평화로운 미소가 흘렀다. 그러니까 지금부터 꼭 38년전의 얘기다. 그렇게 피흘리며 싸워 이긴 프레이저는 며칠전 11월7일 강적 병마와 싸우다 타계했고, 알리도 지금 맹적 파킨스와 싸우다 겨우 이 장례식에 참석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2011년 어느덧 저물어가고 있고 어김없이 성탄절도 다가온다. 필자는 어릴 때부터 이 나이 될 때까지 눈오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한번도 보지 못했다. 오죽했으면 어떤 시인도 ‘꿈속에 보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라 노래했을까만. 성탄절에 눈이 내리기를 나뿐만 아니라 연인들도 간절히 바라지만 평화를 위해 온 예수의 성탄절에 설령 눈폭탄이라도 떨어진다면 또다시 이 세상은 눈과의 전쟁에 시달릴 것이고 또 눈싸움이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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