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 설/ 한인가정 비극 이대로는 안된다

2011-12-0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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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주한인사회에서 부부불화가 빚은 비극적 사건들이 잇달아 발생해 한인가정문제의 심각성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타지역에서 일어난 이 사건들은 뉴욕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여지가 있는데다, 부부불화의 종말이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일이다.

얼마전 시애틀로 이주한 뉴욕출신 남성이 현지 가정의 한 여성과의 불륜문제로 그 여성의 남편으로부터 총격 살해당했다. 총을 쏜 그 남성은 체포돼 현재 구금상태다. 또 LA에서 재혼한 조선족 부부가 이혼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남편이 부인에게 총격을 가해 살해했으며 자신도 머리에 총을 쏴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추수감사절 연휴에도 알래스카에서 동거녀를 칼로 살해한 후 남성은 스스로 목을 매 숨지는 등 한인가정에서 부부불화로 인해 일어난 사건들은 최근 한달 사이 벌써 3건이나 되고 있다. 한인가정의 현주소가 얼마나 허약한가를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이다. 이대로 가다간 앞으로 한인가정에서 또 어떤 사건이 일어날지 불안하기 짝이 없다.


한인 가정문제 상담기관들에 의하면 지금 한인가정의 상당수가 언제 터질지 모를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곪아 있기 때문이다. 가정마다 이 사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부부문제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될 때다. 더군다나 지금은 경제가 어렵다 보니 가정의 불화가 전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한인가정문제 기관들은 밝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부부가 서로 노력하지 않으면 문제가 악화될 수밖에 없다. 종국에 가서는 어떤 사건이 벌어질 지 누구도 장담 할 수 없다.

한인들은 대체로 이민와서 돈버는 데에만 신경을 기울였다. 부부가 서로간의 갈등이나 스트레스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못했다. 그 결과 부부쌍방이 쌓인 분노와 화를 제대로 풀지 못하고 지내다 문제가 터지면 대화나 이해를 통한 해결보다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불행을 막기 위해서는 가정마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러한 비극을 막지 못한다. 문제가 있으면 반드시 전문가를 찾아야 한다. 전문기관의 활동이 어느 때 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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