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얀마의 봄

2011-11-2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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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중 돈(법정 통역가)

지난 반세기동안 군사독재 체제로 거의 외부와의 문을 닫고 지나 온 미얀마(옛이름: 버-마)에 봄이 찾아오는 소식이 들린다.

미얀마는 너무 오랫동안 외부와 단절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버-마(Burma)라고 해야 어렴풋이 감이 떠오를 정도로 거의 잊혀진 곳이다.15세기 유럽의 식민지 점령이 한창일 때 영국의 식민지로 점령돼 수 백년간 지나오다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에야 독립을 한 후 왕국으로 환원되었으나 60년대 초 군사 혁명으로 군사 독재정권이 시작되어 오늘에 이른 오랜 군사정권 국가이다. 지리적으로 중국의 서남 지역인 운남성과 인도의 변방인 아쌈(Assam) 사이에 있는 인구가 적지 않은 아시아 국가이지만 오랜 기간 인권 탄압 때문에 서방세계로부터 경제 제재를 받고 있어 외국자본의 투자가 거의 없는 불교국가이다. 특히 우리나라와의 인연은 1983년 이곳을 방문한 전두환 대통령 일행이 북한의 테러로 10여명의 사상자를 내는 참사를 입은 곳이다.


반세기 동안이나 끌어오던 쇄국 군사독재 정부가 드디어 금년에 처음으로 총선을 치렀으며 형식상 민간 정부가 들어섰고 오랫동안 가택연금으로 갇혀두었던 야당 지도자인 아웅산 수키 여사의 연금을 풀어주는 등 서서히 봄이 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서방의 경제제재 때문에 거의 모든 서방 국가들이 투자를 외면하고 있던 사이 중국은 오히려 이틈을 타서 미얀마의 천연자원 개발에 독자적인 투자를 해서 지금 미얀마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고 어쩌면 미얀마의 경제를 독식하는 사태가 올지도 모르는 우려를 가져오고 있다. 중국과 국경이 인접하고 있는 관계로 자연히 미얀마를 찾는 관광객의 거의 대부분이 중국인이고 이들을 통한 교역이 미얀마 경제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서방 세계에서 중국의 독식을 두고만 볼 수 없을 것이어서 미국의 클린턴 국무장관이 내달에 미얀마를 방문한다는 뉴스에 이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방문할 예정이라는 소식이다. 더하여 미얀마 정부에서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얀마의 옛 수도였던 중부의 만다레이 지역에는 여러 소수 민족이 섞여 살고 있는데 그 중에는 13세기 때 몽골의 징기스칸 군이 점령 후에 많은 몽골 군인들을 뒤에 두고 떠났고 많은 이들의 후예들이 섞여 살고 있다. 이들이 한국인과 모습이 꼭 같아서 이 지역에서는 한국의 연속극을 자기네 나라의 연속극 대접을 하며 즐긴다고 하며 여기서도 한국의 아리랑 TV방송과 K-Pop 바람이 불어와서 최고의 TV 시청율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이런 소식을 들을 때면 나는 발빠른 한국의 기업인들이 미얀마의 많은 자원개발에 참여한다는 소식을 기다리게 된다. 이런 미얀마 같은 환경의 경제 개발에는 어느 나라보다도 한국인 기업들이 특히 우수한 실력이 있음을 이미 다른 지역에서 보아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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