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종교개혁 500주년, 개혁은 계속되어야

2011-11-21 (월)
크게 작게
정 재 현(목사/뉴욕트리니티선교회)

올해는 종교개혁의 주역인 존 칼빈이 태어난 지 500주년이 되는 해로서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종교개혁 기념행사가 계속 열리고 있다. 스위스의 칼빈은 독일의 마틴 루터와 더불어 천년동안 유럽을 지배해 온 가톨릭교회에 반기를 들고 종교개혁을 주도하여 오늘날의 개신교를 연 혁명가이다.

가톨릭 신부였던 루터는 1517년 면죄부 판매 등 당시의 잘못된 교황권에 반박하는 95개 항목의의 항의문을 독일의 한 성당정문에 붙임으로 30년 전쟁으로 이어지는 종교혁명의 기치를 올렸고, 칼빈은 성경책을 바탕으로 재해석하여 개신교의 신학을 정리한 교리서 ‘기독교 강요’를 출판함으로 종교개혁의 이론적 근거를 마련했다.두 개혁가의 일관된 중심사상은 ‘이신칭의’ 즉 행위가 아닌 ‘믿음으로 구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5세기 전에 시작된 개신교는 가톨릭교회와의 오랜 전쟁을 거쳐서 유럽을 구교권과 신교권으로 분리시켰고, 가톨릭은 내부의 신앙갱신운동을 전개하여 남미와 아시아로 지경을 넓혔고, 개신교는 19세기에서 20세기에 이른 선교열풍으로 지구촌에서 가장 큰 종교로 성장했다.


개혁파는 정로교회로, 성공회는 감리교로 재세례파는 침례교로 발전적으로 개혁해 나갔고, 19세기의 신학자 슐라이엘마허는 신앙의 자리가 이성이 아니라 감성이라고 신학이론을 정리하여 개신교의 또 다른 근거를 만들었다. 20세기 초에 이른바 성령폭발이 일어나서 성결교회, 순복음교회 등이 시작되었고 이러한 은사주의 성령운동은 한세기 만에 역사적 개신교의 교세를 따라잡았다.

그런데 21세기에 들어서서 아시아, 아프리카 등에 선교가 활발하게 이루어져서 확장되고 있는 반면에 개신교의 종주국이라고 할 미국과 유럽에서 신도의 숫자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한국의 교회 신자수도 1990년을 정점으로 30%가 감소했다. 요즈음 한국 매스컴에서는 연일 대형교회의 비리가 터지고 있고, 그 내용은 주로 재장비리, 성 윤리 문제 등으로 교회가 세속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 일반의 지적이다.

구미 교회들의 빈자리가 늘어나는 이즈음 위기의식을 느끼는 개신교 측의 자기반성의 소리도 높다. 오늘날 기독교가 다시금 문자적 교리와 형식에 고착되어 가고 자기중심적으로 율법화되어서 500년전의 개혁정신을 상실한 것이 아닌지 자성하고, ‘개혁교회는 계속 개혁한다(Reformed church is reformed)’는 기본명제에 따라서 개신교는 믿음으로만 구원에 이른다는 ‘값없는’ 신앙을 보완해서 열매로 심판받는다는 ‘값진’ 크리스찬이 되기 위하여 성경을 다시 읽고 과감하게 유턴할 때라고 생각한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