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미관계의 전략적 발전

2011-11-0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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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리(한미정치발전연구소장)

지난달 13일 이명박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이 상·하 양원의 열렬한 지지와 환호속에서 행해진 것은 오바마정부가 그만큼 한미관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였다. 대통령 당선시에도 미 의회는 해외 지도자로는 이례적으로 당선 축하메시지 결의안을 전격 통과시키며 탄탄한 한미관계를 예고했다. 더욱이 오바마정부는 G20 정상회담은 물론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의 한국개최에서 최근 한미 FTA의 통과에 이르기까지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는데 전폭적인 지지와 관심을 보였다.

2차대전이후 미국은 동아시아의 전략적, 군사적 배후기지로 일본을 선택해 왔다. 일본은 미국을 등에 업고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며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서 영화도 누렸다. 경제력에 힘입어 일본은 자위대를 중심으로 한 군사력 증강으로 국가경쟁력면에서 동아시아의 실질적인 주역이었다. 그러나 미일관계의 균열을 박차고 일어선 한국은 앞으로 동북아 세력균형의 중추역할을 하게 될 한미동맹을 발판으로 경제, 정치, 군사면에서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가 동북아 전체의 세력판도를 뒤바꿀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한반도는 해양과 대륙을 잇는 완충지로서 공산권과 자유진영의 접전지역이었으나 공산주의 붕괴로 한때 긴장이 완화되는 듯 했다. 그러나 북한이 핵을 가진 테러국가로 부상하며 동북아에 새로운 위기상황을 조성하자 한국의 역할도 그만큼 커졌다. 중국과 러시아도 세계경제의 새로운 판도로 재등장하게 되었다. 세계 1위의 와환보유국으로서 막강한 경제력을 자랑하는 중국과 막대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구소련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러시아는 이제 2차대전 이래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는 미국을 상대로 그 힘을 발휘하고 있다.

중국이 경제력을 바탕으로 군사력 증강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나 러시아가 미국과의 핵무기 감축협정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군사력 증강에 열을 올리는 것은 모두 이 때문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여전히 북한문제에 우호적인 것도 기울어가는 미국의 패권을 대체하겠다는 국제사회에서의 야심 때문이다.
부시정부까지 미국은 동북아에서 미일관계를 가장 중시했으며 한반도는 미국의 동북아정책에서 한참 밀려나 있었다. 그러나 오바마와 이명박 대통령의 긴밀한 접촉을 통해 한국은 일본을 제치고 미국의 절대적 동맹관계로 부상하며 동북아에서 새로운 전략적 틀을 구축하게 되었다.

오바마의 동아시아 전략은 중국을 견제하고 전략적 배후기지로 여전히 이용가치가 있는 일본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다. 더불어 중국과 일본을 압박하는 전략적 수단으로서 한국을 통해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을 고수하는 것이다. 이러한 복선으로 인해 오바마정부 임기동안 한미관계는 괄목할만한 진전을 이루었다. 최근 한미 FTA의 신속한 처리는 오바마정부가 경제문제에 있어서도 그만큼 한국에 의존하는 정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 이제 한미 FTA를 발판으로 동아시아에서 미국경제회생의 판로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에 힘입어 미일동맹보다 한 차원 격상된 한미동맹관계를 통해 한국과 미국은 성공적인 윈 윈 정책을 실현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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