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성직자들까지 왜 이러나

2011-10-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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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태 원(자유기고가)
지금 세상은 온통 지진과 홍수로 수많은 인명피해를 입는 재앙을 겪고 있다. 또한 세계 곳곳에서 이념 대립과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고 취업 등 생계문제로 목전의 ‘월가’에서 까지 데모가 벌어지는 심각한 현 시점에서 작금 대뉴욕지구한인교회협의회에서 쏟아져 나오는 분열위기 뉴스야 말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정도를 넘어서 식자들의 탄식을 금치 못하게 하고 있다.지난 수년간에 걸쳐 전 미주 한인단체들이 ‘한인회장 부정선거’를 비롯해 ‘상록회장직 쟁탈
전’까지 벌이며 지역법원에까지 소송을 제기하면서 추태를 보인 것은 차치하고라도 온갖 저질스러운 치부를 보이는 파행을 거듭해온 한인사회 전반에 깔린 정서와 의식수준이 한심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소위 성직자들이 총회에서 의결한 신임회장 당선 자체를 무효라고 주장하는 측이나 경찰을 동원해서까지 총회를 강행해야만 했던 현 교협임원들의 성직자로서의 식견과 안목을 의심치 않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타 단체의 귀감이 돼야할 교협이 드러낸 이런 모습을 한인들은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까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이미 교계가 타락하고 부패한지는 오래전이다. 그렇다고 이렇게 막나가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용납이 안되는 일이다. 교계의 수준이 이렇게 형편없이 되었단 말인가. 경악을 금치 못한다.

현행 사회규범과 조례를 인용하지 않는다 해도 교협의 이런 분열을 초래하는 관계된 모든 성직자들은 우선 자신들의 신분을 망각하고 시정잡배들이나 벌이는 행태를 보이고 있지는 않는지를 돌아보는 자세부터 바로 잡아 본연의 위치를 찾아야 할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교협분열이 아니라 교계전체의 분열을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일반인들도 아닌 성직자들이 금권과 권력에 눈이 멀어 ‘사랑과 용서 그리고 화해’의 본뜻을 망각하고 이런 추태를 서슴없이 보인다는 현실이 너무나 개탄스럽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는 물론이요, 주변 한인사회의 이목은 안중에도 없는 성직자들의 몰염치한 처신들이야 말로 하늘의 준엄한 꾸중을 들어야 마땅할 것 같다.

교계에서 지금 일어나는 모든 잡음과 추문들은 성직자들의 눈에 도무지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한심하고도 어처구니없는 행위이다. 그 수많은 교인은 물론, 비교인들까지 생각한다면 이런 사태는 없을 것이다. 교협은 정신을 차려야 한다. 차제에 불미스러운 분열 문제가 신속히 수습되고 더 이상 눈살 찌푸려지는 사태가 재발되지 않기를 관계성직자들에게 당부드리며 제발 성직자 본연의 위치를 찾아 돌아가기를 ‘하늘에’ 비는 마음으로 졸필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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