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늘 갈망하라, 우직하게 살아라”

2011-10-0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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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민 자(의사)

애플의 최고경영자인 스티브잡스가 사망 후, 그가 2005년 스탠포드 졸업식에 초대되어 캠퍼스에서 한 감동적인 연설이 TV화면을 통해 생생하게 매일 반복 방영되고 있다. 판에 박은 듯한 지루한 연설이 아니라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학생들에게 전했던 참신한 메세지다.그의 연설문 내용은 첫째, 출생의 비밀, 둘째는 차고에서 작업을 시작해 성공으로 치닫는 애플 회사 창립, 그 후 추락과 재기, 셋째는 죽음에 관한 것들이 줄거리다. 그는 2004년 췌장암 진단을 받고 의사로부터 생의 마감을 준비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췌장암은 급속도로 빠르게 진행되어 죽음의 벼랑으로 떨어지는 치명적인 병이다.

그는 죽음의 정의를 이렇게 말했다.죽음은 우리 모두가 함께 가야 하는 마지막 종착이며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죽음은 삶의 최고의 발명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죽음 앞에서는 어떤 기대도, 자존심도 수치감도 또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버리고 오직 중요한 단 한 가지만 남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요약하면 죽음 앞에서 마음을 비우고 발가벗은 몸이 된다는 것이다.아마도 그는 치열한 투병기간의 어둡고 긴 터널에서 도망칠 수 있는 출구를 찾아낸 것이 아닐까?


그는 연설을 마무리 지으면서 끝말에 “늘 갈망하라, 우직하게 살아라(Stay Hungry, Stay Foolish)”는 말을 했다.이 말은 1970년대 중반 실리콘 밸리의 문화를 이끈 주역 스튜어드 브랜드가 펴낸 책 ‘지구백과(The whole Earth)’ 표지에 쓰여진 글귀다. 스티브가 젊었을 때 종이 책으로 묶은 아날로그 ‘구글’이라는 생각이 든다. 스티브 잡스는 이 책을 성경처럼 끼고 다니며 생명력을 불어넣는 순발력을 얻었다고 한다. 스티브 잡스는 늘 목이 타는 듯한 갈증을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늘 새로운 것을 개발하는 창의력의 원천의 샘물을 파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천지가 개벽할 만큼 기계문명의 혁명을 일으킨 대부는 토머스 에디슨과 그레이엄 벨(Graham Bell)이다. 그레이엄 벨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전화기를 발명했다. 그는 1876년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건국 100주년 기념박람회에서 처음으로 전화기를 선보이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았었다. 그가 부스에서 멀리 떨어져 송화기에 대고 처음 한 말은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의 독백이었다. 처절한 절규였다.그가 발명한 전화기는 130년이 흐른 변신을 거듭하여 마법사 같은 지금의 아이폰의 모태가 된 것이다. 이제 밥은 세끼 굶어도 휴대폰 없이는 살 수 없는 현대인의 생존의 무기가 돼버렸다.창의력의 원천은 발명왕이며 GE 설립자인 토머스 에디슨이다.

1879년 전기의 발명으로 지구가 자전에 의해서 생기는 낮과 밤이 생기는 우주의 질서를 깨버렸다. 그는 전구로 밤을 대낮처럼 눈부시게 밝게 만들어 어둠을 지워버렸다. 나뭇가지에 싱그러운 초록 잎새도 가을이 되면 단풍으로 곱게 물든다. 눈부신 가을의 단풍 향연이 끝난 후 퇴색해 버린 낙엽은 미련 없이 땅으로 내려앉는다. 낙엽은 썩어 거름이 되어 다시 나뭇가지에 새잎을 돋게 할 것이다.최첨단 IT시대의 혁신의 아이콘으로 신화를 남긴 스티브 잡스는 “죽음은 삶을 충전시킨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는 깊어가는 가을, 타오르는 열정을 모두 태워버리고 그리고 한줌의 흙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늘 갈망하라, 우직하게 살아라(Stay Hungry, Stay Foolish)”라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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