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올바른 삶의 관계유지

2011-10-0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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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철(목사/수필가)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전혀 타의에 의하여 주어진 관계 속에서 평생을 살아가야 한다. 그리고 길건 짧건 나의 인생을 다 살고난 후에는 그 인생에 대한 보상이 어떤 것이건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탓에 하나의 ‘관계의 존재자’로서 주어진 관계를 어떻게 유지하며 살아갈 것인가를 한번쯤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첫째, 대신관계(對神關係)다. 이 세상에는 많은 종교들이 있어 제각기 신앙생활을 영위하고 있는데 그 어떤 종교이건 다른 사람에게 불이익을 끼치거나 사회에 물의를 일으켜서는 안될 일이다. 종교를 빙자해서 온갖 추태를 부린다는 것은 그가 섬기는 신(神)과의 관계가 한참 잘못된 것이라 고 본다. 종교는 그 사회의 등불이 되어 그 사회를 이끌고 가야 하거늘 오히려 부패 타락하여 고장난 기관차 꼴이 되었다면 그건 이미 종교의 가치를 상실한 것이고 대신관계가 엉망
이 된 것이다. “네 영혼이 잘됨 같이 네가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기를 간구하노라.”(요삼 1:2)했으니 대신관계가 빗나갈 것 같으면 그 인생의 결말은 보나마나가 아니겠는가?

둘째, 대인관계(對人關係)다. 사람은 본래부터 혼자서는 살지 못하는 존재여서 조물주는 인간을 피차간 상부상조 하도록 만드셨다. 그것이 부부와 가정의 시발이다. 사람은 어느 누구도 부모나 형제를 선택할 수 없는 가운데서 인간관계를 맺게되며 차차 성장함에 따라 타인들과 사귀는 가운데 많은 인간관계를 맺게 된다. 그런데 이 관계가 정상적으로 유지되지 않기 때문에 수많은 사회악이 발생하여 고통을 당하곤 한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절대적인 원칙은 “나보다 남을 더 낫게 여기는”것이고, “내 이웃을 내몸같이 사랑하는”것이다.
이 원칙을 무시할 때 인격적인 인간관계는 파괴되고 만다. 마틴 부버(M. Buber, 1878-)는 인간관계의 원칙을 ‘나와 너(Ich und Du)의 관계’라고 못을 박았다. 이는 인격적인 관계임을 강조하는 말이다. 이 원리만 잘 지킨다면 형제가 땅을 사도 배 아플 이유가 없는 것이다.


자기 밖에 모르는 인간이라면 인간이기를 포기해야 할 것이다.
셋째로, 대물관계(對物關係)다. 인간이 평생 살아감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물질이다. 조물주는 천지를 창조하실 때 인간에게 필요한 세상 만물을 다 창조하신 후 맨 마지막에 인간을 창조하셨다. 이 세상 만물(재물)이 아무리 소중하다고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삶의 수단에 불과한 것이요 인생의 목적이 될 수는 없다. 재물이 인생의 목적인양 재물 모으기에 혈안이 되어 이성을 잃게 되고 종국에는 자기 인생을 망치는 사례들이 허다하다. 배고프지 않고 헐벗지 않으면 자족할 줄 알아야 감사한 마음이 생겨 나보다 못한 사람을 도와주게 되는 것이다.

솔로몬은 그의 잠언에 “나로 가난하게도 마시고, 너무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내게 먹이시옵소서. 내가 너무 배가 불러서 하나님을 모른다 할까, 또는 너무 가난하여 도둑질 할까 두렵습니다.”(잠30:8)하였다. 이 말씀과 꼭같은 사례들이 우리 주변에서 연출되고 있음을 우리는 다함께 직시하고 있다. 정상적인 관계 유지의 핵심은 ‘대신관계’에 있는 것이다. 대신관계가 빗나갈 것 같으면 대인관계도 대물관계도 온전할 수가 없는 것이다. 헛되게 믿을 바에는 차라리 믿지 않음이 더 낫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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