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가을은 독서의 계절

2011-09-2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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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재 (사회 1팀 기자)

“책! 책! 책! 책을 읽읍시다”
수년전 모국의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인기를 끌었던 예능 프로그램 제목이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기온 속에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책읽기 안성맞춤인 계절, 바야흐로 가을이다.하늘은 높아지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 수확의 계절, 여행의 계절, 남자의 계절 등등… 가을에는 수많은 수식어가 붙지만 역시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 아닌가 싶다.

가을을 맞아 뉴욕시 공립도서관도 맨하탄, 브롱스, 스태튼 아일랜드 분관에서 18세 미만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책 미반납 연체료를 면제해준다고 한다.<본보 9월24일자 A2면>연체료 때문에 도서관에서 책을 대여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또 독서를 권장하는 차원에서 시행한다는 것이다.뉴욕시 공립 도서관의 이번 책 미반납 연체료 시행 소식이 반갑긴 하면서도 한편으론 요즘 청소년들이 얼마나 책을 안 읽으면 ‘이런 아이디어까지 동원했을까’라는 반문이 들기도 한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한국 국민 중 10명 중 4명이 일 년 동안 책을 한권도 읽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록 한국에 국한된 통계이지만 미주에 거주하는 한인과도 별반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다.설문조사기관측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 열광하면서 점차 활차 책을 멀리하는 것을 독서량이 점차 줄어드는 주원인으로 꼽았다.

급변하는 세상 속에 빠른 영상과 자극적인 소리에 익숙해진 청소년들과 국민들에 아날로그적인 활자는 다소 따분하고 지루할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이라는 문명의 이기 때문에 책에서 멀어진다는 것은 왠지 무언가 소중한 것을 잃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순 있겠지만 책이 손에 닿는 느낌, 책에 담긴 쾌쾌 묵은 냄새, 그 맛(?)은 인터넷에 느껴지는 것과 비교가 안 되기 때문이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에 책읽기는 잠시 숨을 고르는 일이기도 하다.
바쁜 이민 생활 속에서 뉴욕시 5개 보로에 공립 도서관을 찾아 오랜만에 독서의 향기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바쁘게 돌아가는 이민생활 속에서 모처럼 마음의 안정과 여유를 찾는 데는 독서만한 것도 없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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