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우리도 유대인들처럼

2011-09-1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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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희 (의사/KCCP회장)
이민 1세대인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나고 나면 우리의 2세들이 얼마나 단합해서 Korean
American으로 한 목소리를 내며 한인 커뮤니티를 세워나갈까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타민족들은 어떻게 후세대들을 교육시키는지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가장 모범적인 모
습을 보여주는 민족은 단연 유대인들이다. 2000년 전 나라를 잃고 디아스포라로 전 세계에 뿔
뿔이 흩어져서 살았지만 그들은 결코 정체성을 잃지 않고 오늘날까지 당당히 살아남았다. 그
비결로는 유대교를 바탕으로 한 자기들의 독특한 전통 문화 유산을 전승해 오면서 주체성을 지
켜왔고, 어려운 환경이 닥치면 전세계 유대인들이 단합하여 함께 힘을 합쳐 해결해 내는 탄탄
한 응집력이 위력을 발휘해 왔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3억 인구중 약 2%를 차지하는 600만 유대인들은 150년 전부터 건립하기 시작한 주
이시 커뮤니티센터(JCC)를 미국과 캐나다에 약 350개를 가지고 있다. 그들은 이 커뮤니티센터
에서 어릴 때부터 그들의 문화와 전통을 배우고 익혀서 자기의 뿌리를 알고 정체성을 키워 나
가며 본인의 인격 수양과 아울러 긍정적인 삶을 배우게 하고 커뮤니티를 위해서 봉사하는 건전
한 인격체로 길러내고 있다.
뉴저지 중부 프린스턴 일원에는 한인이 약 5000명 정도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전문직에 종
사하는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다고 알려져 있다. 교육과 문화의 도시인 프린스턴의 한인사회에
서 2006년, 몇몇 1.5세 한인들이 주축이 되어 우리도 JCC를 모델로 하여 커뮤니티 센터를 만들
어 보자는 의견을 냈다. 그들은 한국의 전통문화를 발전 계승하는 것을 비전(vision)으로 삼고
주류 사회와 한국 문화를 공유 발전시키는 것을 미션(mission)으로 내걸었다. 이에 한인커뮤니
티가 호응하여 2007년에 Korean Community Center of Greater Princeton(KCCP)이 정식으로
발족이 되었다. 그리고 올해로 5년째를 맞았다.

커뮤니티 센터의 창립 멤버는 한 가정당 5000달러의 기부금을 5년간 분할해서 지불하는 핵심 멤버들이다. 현재 60여 가정에 이르고 있고 매년 모금의 밤(9월), Health Fair(11월)을 개최하며 Woman Club 과 Senior Club 등 그룹별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5년 전, KCCP를 조직하기 위해 활동을 시작할 때 우려와 의심의 눈초리로 보던 한인사회의 시선은 이제 기대와 성원의 박수로 바뀌었다. 어려운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5년 동안 60여 만달러(건물 준공후 약정액까지 합치면 거의 100만달러)가 모아졌다. 이에 힘입어 지난 8월에 마침내 프린스턴 상가 밀집지대 근처에 6.4 에이커의 부지를 매입하는 큰 성과를 이루게 되었다. 그리고 앞으로 5년 이내에 10,000 스퀘어피트에 이르는 종합 복지관, 학교 교실, 강연실 등을 건립하기 위해 가일층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필자도 KCCP가 빠르게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볼 때면 기쁘기 그지없다. 이 KCCP의 사업에 참여시켜서 역할을 맡겨준 KCCP 회원들께 무한한 감사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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