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I can”

2011-09-1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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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주필)

지난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고질적 경기침체에서 탈출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일자리 창출방안을 발표한 후 서민들이 경기활성화에 희망을 거는 분위기다. 미국경제가 느린 성장을 지속하고 있고 일부지역에서는 오히려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고 연방 준비제도 이사회가 밝힌 터여서 정부의 이번 경기부양책에 서민들이 기대를 거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상황이 어렵다고 손 놓고 앉아서 정부가 어떻게 해주겠지 하고 무작정 기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경제가 어려울 때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말처럼 정부가 무엇을 해주길 바리지 말고 스스로 무엇인가 적극적으로 해보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지혜로운 사람이 항상 있게 마련이다. 이런 사람들은 자리에 그대로 앉아서 일이 안 된다며 불평, 불만을 늘어놓지 않고 어떤 기회라도 놓치지 않고 잘 활용해 무엇인가 만들어 내기 위해 부지런히 뛰어다닌다.

같은 상황에서 위기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도전이나 도약을 꾀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상황이 안 좋을 때는 납작 엎드리는 게 최고라며 일찌감치 포기하는 사람도 있다. 지금과 같은 어려운 환경에서 누가 살아남을 것인지는 뻔한 일이다. 몸과 정신을 바짝 긴장한 상태에서 쉬지 않고 움직이는 사람들은 하다못해 땅바닥에 떨어진 낟알이라도 주워 담을 것이다. 저질러 보지도 않고 무슨 결과를 기대하는가.


역사의 영웅이나 성공한 기업가, 또는 분야별 큰 인물들을 보면 모두가 어려운 환경을 딛고 일어났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쓰러져 가는 위기의 상황에서 죽을힘을 다해 성공의 희망봉을 바라보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무섭게 내달린 도전정신의 소유자들이었다.한국이 전쟁의 폐허 속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고 정보기술(IT) 강국으로 우뚝 선 것도 바로 ‘나는 할 수 있다(I can)’는 정신력과 집중력의 소산이다. “도전했기에 행복했다”는 한 등
산가의 말은 울림이 있는 말이다. 저질러 보지 않은 사람은 있는 힘을 다해 도전했던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희열을 모른다.

하버드대학 도서관 벽에는 소망과 열정을 가지고 살라는 의미의 30훈(訓)이 부착돼 있다고 들었다. 그중에는 “피할 수 없는 고통은 차라리 즐겨라. 남보다 더 일찍, 더 부지런히 노력해야 성공을 맛볼 수 있다”는 구절이 있다고 한다. 성공이란 열매는 쉬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할 때 딸 수 있음을 말해주는 교훈이다.인터넷 혁명을 일으킨 스티브 잡스(전 애플 CEO)는 파란만장한 인생의 험난한 고비마다 결코 쓰러지지 않고 컴퓨터 비즈니스의 비전을 세우고 거기에 죽기 살기로 매달렸다. 그는 포기를 모르는 뜨거운 열정으로 자신의 꿈에 도전하고 또 도전, 결국 그 꿈을 이뤄내 신화적인 인물이 됐다. 결코 누가 해주어서 된 일이 아니다. 내 인생이 왜 이렇게 꼬이기만 하느냐며 푸념만 하지 않고 위기에서 더욱 일에 대한 자신감과 열정, 도전정신을 발휘해 컴퓨터 역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최근 한 한인 회계사로부터 한인들의 비즈니스 경기가 너무 좋지 않아 큰 걱정이라는 말을 들었다. 장사가 너무 안 돼 죽지 못해 문을 여는 사람이 많고 아예 문을 닫아버리는 한인업소들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경기부양책이 어느 정도는 미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여파가 서민생활에까지 오려면 언제가 될지 모른다. 그걸 기대하고 넋 놓고 앉아있을 수만은 없는 게 한인들 입장이다. 어떤 상황이든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도전의식, 열정을 가지고 위기에서 무엇인가 변화를 만들어내는 지혜와 용기가 어느 때보다 지금 필요하다. 나만의 전략이 없으면 이 불황에 어느 누구도 살아남을 수 없다.
한인사회에서 이 불황에도 잘 되는 업소는 무언가 특출한 전략이 있는 곳이다. 반복되는 얘기지만 위기에서 살아남는 사람은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고 우뚝 일어서는 사람이다. juyou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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