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대규모 부양책을 기대한다

2011-09-0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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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영(경제팀 차장대우)

강호동씨가 탈세로 수억의 추징금을 받았다는 보도를 접하고 세상에는 직접 그 입장이 되어 보기 전에는 완전히 이해하기가 힘든 일들이 많다는 것을 새감 깨닫는다. 돈이 많은 사람들이 왜 푼돈을 아끼겠다고 불법까지 저지르는 지 선량한 서민들은 늘 알 수가 없다. 강씨의 탈세액이 수억원인데 벌어들이는 돈에 비하면 정말 작은 금액에 불과하다. 반면 강씨가 이미지 손상으로 인해 향후에 입을 손해는 어림잡아도 탈세액의 수십배는 되지 않을까?

‘가사의 여왕’ 마사 스튜어트도 대표적인 소탐대실의 여왕이었다. 재산이 수천억이던 그가 2002년 당시 부당내부거래로 면한 손실액은 불과 수천만원 남짓. 그 돈을 아끼려고 불법을 저질렀다가 5개월이나 실형을 살고 평생 일궈놓은 이미지가 한 순간에 무너져버렸다. 이런 행태들이 정말 궁금해서 “세금 제대로 내고 정직하게 살아도 수백억씩 버는 사람들이 왜 그래요?”라고 묻는다면 그들은 비웃으며 답할 것 같다. “너희는 몰라.” 그렇다면 기자는 이렇게 대꾸하고 싶다. “그래 모른다. 그리고 절대 이해하고 싶지도 않다.”


오늘 오바마 대통령의 일자리 창출 특별연설에 온 국민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소비가 경제를 떠받치는 미국에서 일자리가 계속 준다면 부동산도 자영업도, 소매판매도 어떤 부분의 회복도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현재 상황에서 유일한 해결책은 대규모의 부양책밖에는 없다. 3,000억달러 규모의 정책 발표가 예상되는 데 필요하다면 더 써야한다. 문제는 불어날 예산과 그로 인한 재정적자의 확대인데 10년째 지속되고 있는 부유층 감세만 연장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한 금액이다.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수천만달러씩 버는 투자이익(capital gain) 세금을 15%로 묶어놓는 정책만 바꿔도 크게 도움이 된다.
일부에서는 또 ‘경제에 악영향’ 운운하겠지만 미국에서 3번째 부자 워렌 버펫이 말했다.

“세금 때문에 돈 되는 일에 투자하지 않는 부자를 본적은 한 번도 없다”고.
그는 또한 “내가 비서보다도 적은 비율의 세금을 내는 것이 말이 되냐?”며 제발 좀 더 걷어가라고 요청했다. 감세와 재정적자만 입에 달고 사는 공화당 정치인들에게 한 말이다. 30년대 대공황 이래 가장 어렵다는 경제침체기에도 일자리 창출보다는 가진 사람들의 주머니 사정만을 고려하는 정치인들이 서민이 아닌 거부가 보기에도 이해가 안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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