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밸리 댄스

2011-09-0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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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명숙(뉴저지)

‘밸리댄스’란 단어는 우리생활(?)과 너무나도 익숙해져 있다. 나부터도 몇 년 전에는 무용의상이나 몸을 흔드는 동작이 조금은 역겨웠다는 게 솔직한 고백인데 이제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흡사 온 국민의 댄스처럼 매스컴을 타고 있고 사람들의 대화 속에 흔히 끼어있는 것 같다.

나는 지난밤에 스스로 나에게 다짐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나라도 우리 것을 지키는데 앞장서야 겠다고...나는 외국생활 40년째인 어쩌다 보면 95% 서양화된 외국 스타일이다. 하지만 아무리 내가 서양인처럼 행동한다 한들 그 어느 미국사람이 나를 한국사람 아닌 미국사람으로 봐 주겠는가? 나 또한 내 목숨 붙어있는 그 시간까지 한국사람으로 남길 바랄 뿐이다.


춤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한국고전무용을 하는 사람도 내가 지금껏 알기로는 단 한 명도 뚱뚱한 사람은 없었던 것 같다. 나름대로 알고 있는 춤을 열거하자면 학춤, 살풀이, 북춤, 장구춤 등등 나름대로 의미와 역사가 있는데 우리 것을 지키면서 날씬해질 수 있다면 더 나아가서 지금 대한민국의 많은 여성들이 흔들어대고 있는 밸리댄스처럼 외국의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은은한 가락에 맞추어서 마음이 평온해지기도 하며 때론 신바람과 역동력을 느끼는 춤 한판을 춘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본다.

나만의 바람이라면 대한민국의 유치원마다 한국의 가락과 무용을 가르치는 교사들을 정부에서 파견하여 최소한 일주일에 한번쯤은 대한민국의 어린이들에게 선조 때부터 내려오는 고유한 문화를 체험시킨다면 그 후에 다른 문화를 접하더라도 정체성에 혼돈이 없을뿐더러 어려서 듣는 타민족의 음악과 춤들이 행여 대한민국의 것으로 착각되는 일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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