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회복신호라기엔 아직…”

2011-08-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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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도시 집값 소폭 상승

▶ ■ 최근 주택시장 진단

S&P 케이스/실러 가격지수 5월 1% 올라
판매량은 감소 계절요인 감안 땐 0.1% 상승
“대출규제·급매성 매물로 시장 여전히 불투명”


주택 시장의 미래가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최근 반가운 소식이 하나 발표됐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소폭 상승했다는 소식이다. 하지만 주택시장 전문가들과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여러 가지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를 주택시장 회복신호로 보기 어렵고 여러 불안 요소가 여전히 주택시장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릿 저널이 최근 주택시장 진단을 위해 부동산 전문가와 가진 인터뷰를 소개한다.


■ 최근 발표
가장 최근 발표된 S&P 케이스/실러 주택 가격 지수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 대도시의 주택 가격이 전달에 비해 1%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규 주택 역시 판매 감소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 상무부의 발표에 따르면 6월 중 신규 주택 판매는 연율 기준 약 31만2,000채로 전달(31만5,000채)에 비해 소폭 감소했지만 중간 판매가격은 23만5,000달러를 기록, 전달에 비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주택의 중간 판매가격은 1년 전에 비해서도 약 7.2%나 상승해 업계에서는 신규 주택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반면 긍정적인 소식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일단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는 분위기다. 발표된 실적을 자세히 살펴보면 주택시장 회복 신호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우선 케이스/실러 지수 중 전국 10대 도시 가격 지수의 경우 계절적 요인을 감안해 조정할 경우 5월 중 주택 가격은 전달 대비 고작 0.1% 상승한 것으로 거의 변동이 없다. 20대 도시가격 지수도 마찬가지로 계절 요인을 적용하게 되면 4월과 변동이 전혀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전 가격과 비교하면 주택시장의 현주소를 정확히 읽어낼 수 있다. 5월 케이스/실러 지수를 지난해 5월과 비교할 때 10대 도시 및 20대 도시 모두 각각 3.6%, 4.5%씩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가격이 안정된다기보다는 여전히 하락이 진행 중인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신규 주택의 경우 가격이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은 아직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주택 건설업체들이 신규 공급량을 줄이는 동시에 재고 물량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6월 중 신규 주택 판매량이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 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대표적인 주택 건설업체인 비저 홈스와 메리티지 홈스의 주가는 각각 2%, 1.3%씩 하락하기도 했다.

■ 엘렌 젠트너, 아이치 아메미야/노무라 증권
한층 강화된 주택 대출 조건과 주택 가치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현재 주택 시장을 압박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이 두 가지 요인 때문에 주택 판매량이 전문가들의 당초 예측보다 훨씬 저조한 상황이다.

그리고 주택 매물 중 여전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급매성 매물도 골칫거리다. 일반 매물에 비해 통상 약 20% 낮은 가격에 매매되고 있는 이들 급매성 매물이 주택시장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점 때문에 주택 가격 상승 전환이 쉽지 않다.

특히 연방 정부의 부채 한도 증액에 대한 정치권의 협상이 교착 상태라서 소비자들의 신뢰가 위축되고 있고 이미 체결된 주택 계약에 대한 취소율도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 피터 뉴랜드/바클레이스 캐피털
케이스/실러 연간대비 지수로 주택시장을 전망한다면 앞으로 수개월 간 지수가 추가 하락할 전망이 높다. 이는 지난해 종료된 주택 구입자에 대한 세제 지원 종료의 영향이 아직도 주택 시장에 여전히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급매성 매물의 거래 비율이 서서히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올 하반기에는 월별대비 주택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 댄 오펜하임/크레딧 스위스
주택 재고량이 여전히 높은 점이 주택시장 회복에 큰 부담이다. 아직 주택시장에 나오지 않은 ‘그림자 매물’까지 감안하면 주택시장은 매물 과잉 공급 상태로 앞으로 수년간 주택시장 회복 분위기에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발표된 연방 센서스국의 자료에 따르면 저가대 주택의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센서국의 자료만 놓고 보면 주택 가격 상승을 기대해볼만 하다.

■ 크리스 크리스토퍼 주니어 / HIS 글로벌 인사이트
4월 중 기록된 주택 가격 상승은 계절적인 요인이 매우 강하다. 주택 시장의 이같은 ‘봄철 반짝 현상’은 대개 10월쯤이면 사라지고 겨울철을 거치며 가격은 다시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현재 고용 시장 상황이 불안해 주택시장 전망이 밝지 않다. 소비자 신뢰 수준이 침체 수준으로 하락한 점도 주택 시장에는 부정적이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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